2019. 7. 18
7.18 베네치아, 베로나 오페라 축제
베네치아는 낯설지 않은 곳이다. 밀라노나 베로나도 작년 여행 때 들른 곳이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베네치아는 훨씬 정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베네치아와 주변 섬에는 자동차가 없다. 소방차, 앰뷸런스, 청소차 등 모든 탈것은 수로로 다니는 배에 의존하는 곳이다. 베네치아 관광은 배를 타고 다니거나 골목길을 걸어서 다니는 수밖에 없다. 자동차가 없어서 불편할 것 같지만 이곳 사람들에겐 이런 생활이 익숙해져 있다. 관광객들에겐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 주니까 베네치아가 특별한 곳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이틀 동안 시내를 다니는 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30유로에 샀다. 그리고 베네치아 인근에 있는 두 개의 섬을 둘러보려고 본섬에서 배로 15분 정도 걸리는 무라노 섬으로 갔다. 무라노 섬은 유리공예로 유명한 곳이다. 배에서 내려 섬안으로 들어가니 유리공예품 가게가 즐비하다. 유리 세공 공장도 있어서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었다. 무라노 섬을 한 시간여 둘러본 다음 부라노 섬으로 이동했다. 무라노 섬에서 배로 30여분 걸리는 곳이다. 부라노는 원래 한적한 섬이었는데 지나다니는 배가 건물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건물 외벽을 원색으로 칠하면서 부터 관광객들에게 알려졌다고 한다. 섬주민들은 레이스를 만드는 것이 주업이었는데 지금은 중국산에 밀려 명맥이 끊겼다고 한다. 섬 안에 남아있는 몇 개의 레이스 가게는 중국산을 취급하고 있다. 원색으로 단장된 섬 안의 수로와 골목길을 걸으며 예쁜 사진을 찍으면 좋은 곳이다. 이른 오후에 두 섬 구경을 마치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오페라를 관람을 하기 위해 베로나로 갔다. 베로나는 매년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오페라 축제가 열린다. 베르디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 기획자들이 비교적 원형으로 잘 보존된 로마시대 원형 경기장을 무대로 이용했고 그 계획이 맞아떨어져 지금은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로 성장하였다. 아레나에 들어서니 대단한 규모다. 탁 트인 관중석과 대형 무대 그리고 무대 위에는 실제로 자동차와 말 탄 병사가 등장하여 공연을 한다. 백여 명이 넘는 배우들이 원형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을 압도하는 대단한 규모의 공연이다. 음악을 담당하는 관현악단과 지휘자도 오페라의 일부분으로 멋진 연주와 박진감 있는 지휘 모습을 보여주었다. 저녁 9시에 시작한 카르멘 4막이 모두 끝나니 오전 1시가 되었다. 심야 시간까지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들과 관중이 함께한 대단한 공연이었다. 이 공연만을 보기 위한 여행을 계획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대단한 공연을 보고 난 후 쉽게 잠들 수 없어서 깜빠리 소다를 몇 잔 마시면서 공연의 감흥을 되새기다가 새벽 3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