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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세계평화포럼, 실질보다 이미지에 치중한 행사

국제 평화와 협력, 핵심 주제 대신 가벼운 발표에 그친 현실

by Maru Kim


부산시가 2024년 11월 1일 개최한 ‘부산 세계평화포럼’은 "전쟁 없는 세상: 세계 평화와 협력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열려, 도시의 글로벌 평화 허브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행사는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겉치레 행사에 그쳤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했지만, 심도 깊은 대화는 부족했고, 핵심 주제와 관련 없는 일방적 발표와 가벼운 경험 공유로 마무리되었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부산을 떠나는 청년층의 현실을 감안할 때, 도시 비전과 정책 간 괴리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의 국제도시 도약, 실질적인 전략은 부재


부산시는 유엔기념공원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 중심 도시’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여러 국제 행사를 개최해 왔다. 그러나 이번 포럼은 주제의 중요성에 비해 빈약한 내용과 접근 방식으로 인해 그저 ‘이미지 구축용’ 행사의 한계를 드러냈다. 행사에 참여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질적인 평화 전략보다는 피상적 이슈가 언급되었고, 상징적 비전 발표에 그친 부분이 많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산은 스마트시티지수(SCI) 등급과 국제적인 관광지로서 주목받는 등 일부 성과를 이루었지만, 글로벌 허브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과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와 더불어, 청년층의 지속적인 유출도 부산의 도시 비전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많은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 서울과 인천 등지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들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글로벌 경험을 제공받을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청년들에게는 겉치레 행사보다는 실제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필요한 상황이다.


부산글로벌도시재단과 BeFM의 한계


포럼을 주관한 부산글로벌도시재단 역시 비판의 중심에 있다. 이 재단은 부산의 도시 외교와 국제화를 주도할 기관으로 설립되었으나, 전시성 행사에 그치며 실제적인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잦은 리더십 교체와 예산 부족으로 인해 장기적인 전략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번 포럼 역시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부산영어방송(BeFM)은 ‘국제 홍보의 창구’로 기능하고자 하지만, 다채롭고 깊이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못하고 있다. 주로 영어권 거주자들에게 기본 정보 제공에 머물고 있으며, 부산의 국제적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고유 콘텐츠의 개발이 미흡하다. 이는 부산 청년들이 글로벌 기회를 찾기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나는 현실과 맞물려, 부산의 미래와 연결된 문제로도 해석된다. 이번 포럼 방송 역시 평화를 주제로 다루었지만, 대중적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부산의 국제적 비전을 홍보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글로벌도시재단과 BeFM의 성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났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피상적 행사와 청년 유출


부산시가 국제사회에 보여주고자 하는 글로벌 평화 허브로서의 비전은 장기적 계획과 구체적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공허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포럼에서는 CNN 특파원이나 국경 없는 의사회 관계자 등의 유명 연사들이 초청되었지만, 그들의 발표는 핵심 논의를 심화하기보다는 피상적 소개와 인사말에 그친 부분이 많았다. 일부 참석자는 이를 두고 "이벤트로서의 형식은 갖췄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부족했다"며 "시민들과 국제사회가 기대한 평화와 협력의 비전은 찾기 어려웠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청년 유출 문제는 부산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과 인천 같은 도시들은 국제기구 유치와 실질적 외교 전략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더 많은 기회와 미래 비전을 제공해 청년층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반면 부산은 평화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강조하지만, 실질적인 성과 없이 피상적 이미지로 그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외형보다는 내실 다지는 평화 전략과 청년 정책 필요


부산이 진정한 평화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내실 있는 접근이 절실하다. 이번 포럼은 시민과 국제사회에 부산의 비전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로서 의미가 있었지만, 평화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미흡했다. 부산시와 부산글로벌도시재단은 전시성 행사를 넘어 평화와 협력에 대한 실질적인 목표와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청년 유출은 단순히 인구 감소의 문제가 아닌, 부산의 미래와 직결된 심각한 문제다. 부산이 국제사회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리더십 안정화, 예산 확충, 전문성 있는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청년들이 부산에서 글로벌 경험을 쌓고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부산의 ‘글로벌 허브 도시’ 비전은 단순한 구호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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