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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by 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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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Casino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마틴 스코시지 감독 작품. 별 네 개.

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 샤론 스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 여기에 미국 카지노 산업을 둘러싼 범죄조직과 도박장을 운영하는 에이스(로버트 드 니로)의 부부 이야기가 곁들여지면서 극적 긴장감은 팽팽하게 늘어난다.

수완 좋은 도박사 에이스는 라스베가스의 유명한 카지노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고, 카지노에서 번 돈을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의 두목에게 정기적으로 보낸다. 카지노를 보다 잘 운영하고 싶은 것이 에이스의 희망이지만, 그와 함께 일하는 니키(조 페시)는 규칙을 위반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에이스와 어긋난다.

여기에 콜걸 출신인 메케나(샤론 스톤)는 매력적인 여인이지만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는 극단적인 성격이어서 에이스와 충돌한다. 에이스와 니키, 에이스와 메케나, 니키와 메케나로 이어지는 삼각관계는 이 영화에서 긴장감을 일으키고,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대기업이 지배하기 전, 라스베거스 도박장은 조직폭력배들이 운영하는 현금창고나 다름 없었다. 엄청난 현금이 흘러들어오는 도박장은 자본주의의 본질을 보여주는 곳으로,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잃고 그곳을 떠나고, 돈은 극소수의 권력과 폭력을 지배하는 자들 주머니로 들어갔다.

에이스의 말대로, 똑같은 일을 해도 고향에서는 범죄자였지만 라스베거스에서는 칭찬을 받는 것이 달랐고, 돈만 있으면 어떤 일도 해결할 수 있고, 돈만이 유일한 권력이자 최고의 무기였다.

폭력과 살인은 날마다 일어나고, 라스베거스 바깥의 사막에는 많은 구덩이가 모래흙 아래 묻혀 있었다. 경찰도 알고 있지만 묵인하고, 지역의 권력자들과 조직폭력배들 사이에는 돈으로 이어지는 거래가 있었다.


에이스는 집요한 인물이다. 그가 도박에서 항상 이기는 쪽에 있었다는 것은, 단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치밀한 준비와 계획 때문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에이스의 성격은 조직에서 매우 좋아할 만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 때문에 에이스는 두목들이 좋게 봐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스의 성격 때문에 그의 삶은 무너진다. 조직에서는 통하는 집요함이 가정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다. 그는 메케나를 사랑했지만, 사랑하는 만큼 집요하게 의심하고 목줄을 죄고 있었다.

물론 메케나가 보여준 행동은 에이스의 집요함을 어느 정도 인정하게 만든다. 메케나는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에이스와 한 약속을 스스로 깨뜨리는 실수를 한다.

도박장에 빽으로 들어온 직원이 무능하다고 해고하면서 문제는 커지기 시작한다. 에이스가 조금 더 노련하고, 현실적인 인물이었다면 카지노면허위원회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겠지만, 에이스는 자신의 고집 때문에 그들과의 관계를 망가뜨리고 말았다.


메케나는 도박장을 전전하며 살아가던 콜걸이었지만 에이스를 만나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부자집 사모님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는다. 에이스의 성격이 집요하고, 숨막히게 하는 타입이지만, 메케나가 하기에 따라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음에도 메케나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쪽을 택한다.

그것은 메케나가 멍청해서가 아니라, 메케나의 삶이 그렇게 되어 먹었기 때문이다. 이건 옆에서 충고나 조언을 해도 소용없다. 자기의 삶을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자신이기 때문이고, 그 결과 역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사랑하는 딸이 있어도 메케나는 줄곧 밖으로만 나돈다. 늘 술에 취해 있거나 마약에 찌들어 있는 모습에서, 그가 한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게다가 남편 에이스와 가장 가까운 친구인 니키와 불륜에 빠지고, 나중에는 에이스를 죽여달라고 말할 정도다. 메케나의 삶이 비참하게 끝나는 건, 에이스의 탓이 아니라 그 자신에게 있었던 것이다.


니키는 폭력으로 시작해 폭력으로 죽는 전형적인 '깡패'의 삶을 살았다. 아마도 그는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저지른 무수한 폭력과 살인의 대가라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을테니까.

다만 니키도 가정을 꾸리고 있고, 아내와 아들이 있으니 어쩌면 죽기 전에 아들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비록 무식하고 악랄한 깡패라고 해도, 자식에게만은 늘 좋은 아버지 노릇을 하고 싶었고, 실제로 그랬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니키와 같은 인간들은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 즉,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만 돌아가야 한다고 우기는 것이다. 폭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던 방식대로, 카지노 영업과 부의 축적도 폭력과 범죄를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믿는 니키는 많은 돈을 벌고, 레스토랑도 운영하지만 결국 그의 앞뒤 가리지 않는 폭력성 때문에 조직에서 살해당한다. 사냥을 마친 개는 삶아먹는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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