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휴일
1956년 개봉. 제목을 보면 3년 전 개봉한 '로마의 휴일'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오드리 헵번을 기억하게 만든 그 유명한 영화 '로마의 휴일'이 전후(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지만 미국영화다. '서울의 휴일'은 '로마의 휴일'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남자 주인공이 기자라는 점이다. '로마의 휴일'에서 그레고리 펙은 미국기자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불과 3년이 지난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인공 부부가 사는 집은 이제 새로 지은 깨끗한 2층 양옥집이다. 여주인공 희원은 산부인과 의사, 남주인공 재관은 조선일보 기자다. 신혼부부인 두 사람은 모처럼 휴일을 맞아 둘만의 시간을 갖기로 하는데, 초반 키스씬이 당시로는 상당히 파격이다.
나들이를 하려는 부부에게 전화가 오고, 재관은 급한 사건이 발생해 취재하라는 명령이 떨어져 혼자 나간다. 재관은 살인용의자가 나타났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쫓아가고, 우연히 범인과 맞닥뜨리고 택시 운전수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범인을 체포한다.
그 사이 희원은 혼자 덕수궁에 갔다가 남편의 친구 기자들을 만나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집에 돌아오는데, 어린아이가 집앞에서 울고 있어 사연을 들어보니 출산을 앞둔 엄마가 위독하다고 의사를 부르러 온 것이다. 희원은 아이를 따라가 산모에게서 아이를 받아내고, 미역과 쌀을 사와 산모에게 먹인다. 그때 산모의 집을 찾아온 기자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희원의 남편 재관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보니 재관과 택시운전수가 잡은 살인용의자가 바로 이 산모의 남편이었다. 그렇게 숨가쁜 하루를 보낸 부부는 저녁이 되어서야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여주인공 희원으로 연기한 배우는 양미희 씨인데, 상당한 미인이다. 1931년생이니 이 영화를 찍을 때 25세였다. 이 영화는 양미희 배우의 초기 작품으로, 이 뒤로도 1960년대 중반까지 여러 편의 영화를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 영화에서도 폰티악 택시가 등장한다. 지금은 클래식 카로 알려졌지만, 당시 서울에는 여러 종류의 미국 자동차가 택시로 운행하고 있는 것을 영화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http://marupress.tistory.com/2571
[知天命에 살림을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