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상'
항상 웃음기를 띄우고 있는 얼굴. 마루네반 현이가 그랬다.
장난꾸러기에 말은 참 안듣기는 해도 항상 생글생글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웃는 얼굴은 하고 있지만, 표정이 변화무쌍 했다.
찰흙에 손도장을 찍듯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묻어나왔다.
그만큼 감정에 솔직한 아이였다.
화가나면 발끈했고, 자신이 잘못했을 때는 인정도 사과도 빨랐다.
자신이 무엇이 불편했는지, 친구와 왜 싸웠는지 자세하게 설명도 잘해줬다.
유치원에서 지켜야 하는 약속, 남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하나 힘든점이 있다면 잘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알고있다고 했지, 지킨다고는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마루의 눈치를 항상 살폈다.
장난감을 던지고, 던진 장난감에 의해 친구가 애써 쌓아놓은 벽돌블럭이 와르르 무너졌다.
말리려던 찰나의 순간을 놓쳐버린 마루의 벙찐 표정을 이현이는 재빨리 스캔했다.
현이는 이번에도 분명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인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친구들이 우는게 재미있으니까, 열심히 쌓아놓은 모습에 괜히 심술이 나서
일단 저질러는 놓았는데...그러고는 마루의 눈치를 보는것이었다.
마루는 현이와 눈이 마주칠 때면 가늘게 실눈을 뜨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또 무슨일이지'
자신이 하면 안되는 일을 해놓고 마루의 눈치를 살필때 현이와 눈이 마주치곤 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365일 다이어트를 달고사는 마루의 눈앞에 달콤한 빵과 케이크가 있으면
마루도 참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도 빵조각 하나 못참는데, 아이들이 어떻게 모든 본능을 누르고 살수 있을까-'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되는 마루였다.
그날 오후,
방과후선생님과 상의할 일이 있어서 마루는 다시 교실에 들렀다.
"아, 선생님!! 나 그렇게 말한 적 없는데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이의 목소리였다.
6살 아이의 말투 치고는 무례하고 건방진 느낌까지 있었다.
순간 마루는 귀를 의심했다.
방과후 선생님은 현이를 향해
"그런데, 현아. 그렇게 말하면 선생님 마음이 속상해."
라고 말하며 달래고 있었다.
그런 방과후 선생님을 보며 현이는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고는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마루는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마루에게는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버릇없는 모습이었다.
감정의 변화가 많은 아이.
그 모든게 얼굴에 드러나는 투명한 아이.
마루의 눈치를 살피며 약속을 곧잘 어기는 아이.
그럼에도 항상 생글생글 웃고 있어서 미워할 수 없는 아이.
정도로 알고 있던 현이에 대한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방과후선생님은 아직 마루가 온줄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마루는 조금 더 상황을 살피기로 했다.
방과후 선생님이 다시 한 번 상황을 설명했다.
"루이한테 같이 안논다고 말해서 루이가 속상하대.
선생님은 둘이 사이좋게 놀이할 수 있도록 얘기해 주는거야."
현이는 마루가 와있는지는 꿈에도 생각 못한채 말을 이어나갔다.
"선생님! 나 안논다고 말한 적 없다니까요?"
옆에있던 루이가 반박했다.
"내가 같이놀자고 하니까 싫다고 했잖아."
"야! 너는 가만히 있어. 너가 잘못들었겠지."
들은 사람과 증인이 있는데 현이가 우기고 있는 상황 같았다.
그것도 친구들과 방과후 선생님께 아주 무례한 태도로.
마루는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어느때보다 빠른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 상황을 해결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