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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Apr 16. 2020

해프닝

나는 사전 투표를 했지.


나는 사전 투표를 했다. 혼인 신고를 늦게 했기 때문에 내가 사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되었다. 남편과 함께 아침 일찍 주민센터를 찾았고, 그렇게 사람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입구에서는 체온을 재는 분이 계셨다. 남편이 먼저 체온을 재고 체온을 확인해 주었다. 나도 체온을 확인해 주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분은 내 체온을 확인하시더니. 


"네,  이상 없으시네요."

라고만 대답하셨다.


나는 체온을 알고 싶은 마음에

"죄송한데 저는 몇 도인가요?"


라고 물었더니


"혹시 열이 나셨나요? "


라고 묻는 게 아닌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나서부터 비접촉식 체온계는 품절이었거나 매우 비쌌다.

우리는 아이가 없어서 구매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체온을 알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물어본 것이었는데 

상황이 매우 이상하게 돌아갔다. 


나는 이상한 긴장감을 억누르며, 


"아뇨, 제 체온 좀 알고 싶어서요, 한동안 체온을 못 재서요."

라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36.1부입니다~"


라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시는 목소리가 나오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투표장으로 향했다. 

하마터면 격리 수용될뻔했다는 생각을 뒤로한 채 말이다. 


투표장에 입성한 후, 투표를 하기 위해 용지를 보았다. 

당 이름이 매우 헷갈린다. 정신을 가다듬고 잘 살펴보았다. 

잠시 생각하고 용지에 도장을 찍었다. 


'아, 도장이 반만 찍혔네.' 

잠시 생각했다. 무효던가 유효던가 기억을 해내기 위해 애썼다. 

한 10초 고민했을까...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유효라고 생각하고 쿨하게 나왔다. 


투표장을 나가는 길에 남편이 체온을 재던 분께 투표 확인증이 발급되는지 물었다. 

그런데 그런 문의를 한 사람은 우리가 처음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분이 애써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민폐가 될까 봐 괜찮다고 말하고 투표장을 나왔다. 


그리고 4월 15일,  내 SNS에는 지인들이 투표 확인증으로 인증한 이른바 인증 샷이 올라왔다.


뭐지...? 


사전 투표를 하면서 생긴 해프닝을 적어봤습니다. 토요일에도 나와 고생하신 투표장에 계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도장은 반만 찍혀도 유효라고 합니다. 저도 기억이 잘 안 나서 애먹었습니다. 투표 확인증은 사전 투표라서 동네마다 달랐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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