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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Nov 18. 2022

코카콜라를 깠는데, 속에서 환타가 나온다면?

#환타가 10대들과 소통하며 노는 방법

오렌지맛 환타(FANTA)를 좋아하는가? 환타가 가진 세 가지 장점이 있다. 첫 번째는 당연히 맛있다는 것일 테고, 두 번째는 맛있으니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음료가 되었다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같은 소속사(?)에 올타임 넘버원 음료 '코카콜라'가 있다는 것뿐인데. 그것이 환타에게는 마지막 장점이 되었다.


"환타는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영(young)하고, 프레쉬(fresh)해." 


환타가 태어난 지가 벌써 100년이 다 되어간다(환타는 1940년 출시되었다). 하지만 '코카-콜라' 옆에만 서면 막내의 느낌이라고 할까? 때문에 독특한 맛이 나와도 수긍이 가고, 도발적인 마케팅을 하더라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 원래 막내는 나이가 들어도 평생 막내야!


오늘은 우리 막내, 아니 환타(FANTA)가 걸어온 도발적이고 힙한 브랜드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러니까 젠지(GEN-Z)들이 환타를 좋아하는구나.


저는 겉으로는 코카콜라지만... 속은

환타콜라의 탄생


양의 탈을 쓴 늑대, 람보르기니 엔진을 단 모닝, 우리 애는 똑똑한데 공부를 안 해서... 이후에 오랜만에 듣는 개념이다. 'THE COKE IS A FANTA' 줄여서 말하면 '코카환타'정도 될 수 있다. 


2017년 브라질에서는 겉은 평범한 코카콜라 캔인데 뚜껑을 열어 마시면 오렌지맛 환타가 나오는 일이 생겼다. 코카콜라 원액이 떨어져서 급히 환타로 충전을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은 나만의 오해였고, 환타가 세상에 준비한 작은 메시지였다.


브라질 내에서 ‘Essa Coca e Fanta(에싸 코카 에 판타)’ 즉 이 '코카콜라는 환타다'라는 은어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주로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차별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겉과 속이 다른 녀석이라고. 

(이것은 합성이 아니라 실제상황이었다)


이를 환타가 살짝 비틀었다. 바로 브라질 전역에 코카콜라 캔에 담긴 환타를 한정판으로 내놓은 것이다. 환타콜라가 주는 메시지는 말하지 않아도 선명했다. "이 코카콜라는 사실 환타야, 그런데 뭐 어때?"


성소수자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어도, 환타콜라의 메시지에 반박을 하긴 어려웠다. 이는 세상의 수많은 차별에 반대하는 환타의 당당하고 유쾌한 메시지가 되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냐고? 소셜미디어 내에서 20억 건이 넘는 공유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전까지 차별적인 용어였던 ‘Essa Coca e Fanta'를 검색하면 환타콜라와 이 환타콜라를 들고 인증한 사람들의 얼굴이 나왔다고 한다.


음료 최초 다수결 뮤직비디오 

터키즈 온 더 환타

환타의 진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브라질의 환타가 코카콜라 안에 담겼다면, 터키, 아니 튀르키예의 환타는 인스타그램 속으로 들어갔다. 왜냐고?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야 하는데 결정공포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환타는 인스타그램(스토리)의 '투표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화면을 2개로 나누어서 인플루언서들이 서로 다른 가사로 노래하고 춤추는 화면을 띄웠다. 그리고 이를 본 사람들이 투표를 하면 가장 많이 나온 쪽으로 뮤직비디오의 내용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사람들이 고른 장면이 실제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다, ⓒ Hadise - Geliyorum Yanına MV)

이는 단순히 완성된 결과물들을 시청하고 경험해야 하는 대중들을,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인정한 것이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익숙한 10대들은 자신이 원하는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뜨거운 투표를 이어갔다. 결과물이 어찌 되었건, 브랜드와 대중이 적극적으로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좋은 사례를 남겼다. 조별 모임을 이런 식으로 할 줄 알았다면 평안한 대학생활을 했을 텐데... 왜 나는 환타가 되지 못한 거지?


환타의 즐거움은 다양함, 

틀을 벗어나는 것부터


생각해보면 환타는 언제나 10대, 20대와 함께였다. 환타가 가지고 있는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그들의 입맛이기에 그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환타가 가지고 있는 즐거움은 더욱 다양하고, 새롭고, 해보지 않은 것들을 도전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10대 20대와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단순히 맛과 역사가 아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젠지(Gen-Z)들의 음료. 환타가 앞으로도 계속 그 자리에서 10대들의 도전과 노력을 응원해주었으면 좋겠다. 



참고문헌

Fanta: Fanta Music Is Ours, MMA

This Coke is a Fanta. So What?, Wingman Direct Marketing

How Coca-Cola Used Snapchat to Drive Its Brand Favorability Across Three Countries, Clickinsights

Snapchat marketing: Fanta zna kako!, marketing mre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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