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시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시즘 May 21. 2024

오키나와에 가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마시즘이 리뷰를 잠시 멈춘 이유

인파가 가득한 거리를 홀로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새로 나온 음료뿐이었다.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음료신상털이니까.


그런데 음료가 예전 같지 않아 졌다. 설마 이게 번아웃? 음료와 권태에 빠진 거야? 7년간 그렇게 많은 음료를 마셔왔는데 갑자기 이런 증상이 생길 줄이야. 가족들과 동료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잠깐 내려놓고 떠나! 음료가 없는 곳으로"



음료를 잊으러 떠났죠

그런데 음료천국에 올 줄이야

(구글어스를 보는 느낌이야)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실 것 외에 다른 관심사가 없던 마시즘에게 여행이 주는 재미란 저녁을 맛있게 먹기 위해 모르는 환경에서 극기훈련 하는 것이라 느껴졌기 때문이다. 외국어라도 잘하면 모르지 나에게는 매 순간이 '몸으로 말해요' 시간일 텐데 말이지. 


하지만 그럼에도 떠나야만 했다. 살던 환경에서 잠시 멀어진다는 것은 잠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비행기 안에서 '어쩌면 그동안 너무 많이 마셨던 것일 수도 있어. 거의 매일 새로운 음료를 마시고 좋아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은 정말 물만 마시는 여행이 될 수도 있겠지."


(자판기의 왕국 참을수 있냐고)

문제는 내가 도착한 이곳은 일본의 오키나와고. 오키나와는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독특한 음료들이 가득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차라리 다이어트를 하러 푸드코트에 간다고 하지. 



오키나와의

'마실 거리'를 찾아서

(오리온 맥주와 아와모리 하이볼)

자판기와 편의점의 나라, 일본 자체가 수많은 음료들이 나오는 곳이다. 하지만 오키나와는 그 안에서도 독특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일단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맞이하는 광고판이 '오리온 맥주'다. 일본 본토에는 아사히 맥주, 기린 맥주 같은 강자들이 있지만 이곳 오키나와 섬에서는 오리온 맥주가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다. 오리온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다. 식당에서 생맥주를 시키면 나오는 맥주가 이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마시기 힘들다는 술 중 하나였던 LG트윈스 우승주)


또 '아와모리 소주'가 있다. 이것은 한국 소주와 일본 소주와도 다른 오키나와 만의 술이다. 오키나와 자체가 류쿠 왕국이라는 독립된 국가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보다는 지난해 가장 인기 있던 술인 29년 만에 개봉된 야구팀 LG트윈스의 우승주가 바로 이 오키나와 산 아와모리 소주다.


(루트비어는 맥주가 아니라 탄산음료입니다)

마지막은 '루트 비어'다. 오키나와는 미국의 지배를 받은 적도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식문화가 일찍 자리 잡았다. 일본 최초의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오키나와섬에 생겼고, 그 매장이 '맥도날드'가 아니라 캐나다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A&W'다. 그리고 이곳은 이곳만의 코카콜라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루트비어'다. 맥주는 아니다. 


사실 글로 배운 거라서 큰 감흥이 없었다. 실제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미치겠다. 이건 꼭 가야 해.



뜻하지 않게

오키나와 음료투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여기는 일본인가, 미국인가, 아니면 독립적인 문화인가)

바다나 바라보고 숙소에 죽치고 있을 예정이었던 여행에 목적지가 생겼다. 말은 통하지 않더라도 맛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잖아. 짧은 기간이지만 가고 싶은 여행지들을 하나하나 추가했다. 이런 게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아니다).


오키나와 음료 테마여행. 이렇게 다녀온 이상 리뷰를 남겨야지. 역시 세상은 마시즘에게 마시기를 권하는 것이 분명하다. 


→ 내일부터 연재합니다 

→ 영상 스포일러 

매거진의 이전글 세계 최고 맥주회사가 핸드폰을 출시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