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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Jul 22. 2024

00년대생들의 추억의 음료

#2010년대를 풍미한 추억의 음료들

[편집자주] 아래는 거대 음료 미디어(가 될 예정) '마시즘'의 신입 에디터의 음료 리뷰다. 추억의 음료를 리뷰하고 싶다는 에디터에게 나는 "00년대생에게 추억이 있나요?"라는 말을 하고 말았고, 그는 싸이월드 BGM(My baby I love you so much forever you and I~)를 흥얼거리며 자료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료를 보고 인정하게 되었다. 00년대생들의 추억이 없는 게 아니라, 내가 아는 추억의 음료는 이제 '화석 음료'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자 새로운 에디터(통칭 '나디터')는 말했다.


"그런 김에 돌아보는 00년대 추억의 음료 레츠 고"



01. 어린이 음료 절대강자

뽀로로 음료

마치 '엄마 친구의 아들' 같은 존재감이다. 추억의 음료를 꼽자면 언제나 1등만 하는 '뽀로로 음료'다. 선배들은 추억의 음료에 무슨 근본 없는 뽀로로야!...라고 했지만 이미 2007년부터 어린이 음료는 뽀로로가 장악했고 여전히 어린이들, 아니 세계 어린이들의 아이돌 같은 음료가 되었다. 헬로 팬돌이는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 애들이 보리차는 안 마셔도 뽀로로 보리차는 마신다고! 



02. 그 시절 우리들의 (물)총

파워오투

맛보다도 멋과 재미로 마신다는 '파워오투'다. 친구가 입에 파워오투를 쏴주면 받아 마시던 서로 받아 마시기 바빴던... 하지만 마시는 것보다 이걸 다 마신 후에 물을 채워서 '물총놀이'를 할 수 있었던 음료였다. 파워 오투가 없는 친구들은 음료병뚜껑에 구멍을 내서 '사제 물총'을 만들어야 했다. 


국가에서 허락한 무해한 (물)총싸움. 때문에 그 시절 가방에서 파워오투를 꺼내면 친구들의 "나도 한 번만 해볼래" 부탁을 받곤 했다. 그때 자리를 벗어나야만 했는데... 결국 나의 파워오투를 빌려줬다가 "나도", "나도"의 지옥에 걸려... 내 총을 잃어버리고 말았지.



03. 이제는 종이빨대도 두렵지 않다

카프리썬 

소풍날 우리들의 음료였던 '카프리썬'이 종이빨대로 변했다는 비보를 듣고 얼마나 슬픔에 잠겼는지 모른다. 뚫리지 않고 꺾이는 종이빨대처럼 내 마음도 힘없이 구부러졌는데... 최근 '종이빨대'가 달라졌다. 종이빨대가 맞긴 하는데 더욱 단단해져서 한 번에 뚫린다고! 그렇다. 떠났던 동심과 카프리썬 팬들이 다시 모일 시간이다. 



04. 한번 찌그러진 캔은 다시 펴지지 않아...

써니텐

솔직히 말하겠다. 마신 기억은 별로 없는데, 광고 때문에 뇌리에 가득한 추억의 음료다. 당시 엑소에 빠져있는 여학우들이 많았는데 엑소가 이 써니텐 광고를 했다. 그런데 광고가 너무 병맛이어서... 두고두고 회자가 되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써니텐을 마시고 밟아서 찌그려 뜨리려는 여학생에게 달려간 엑소 멤버들이 그걸 막으며 "한번 찌그러진 캔은 다시 펴지지 않아"라고 명대사를 날리는 것이다.


이게 캔을 찌그려서 버리라는 건지, 찌그리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지만, 대사도 많이 따라 하고 패러디가 가득했던 추억을 남긴 음료다. 



05. 교무실의 스터디셀러

담터 율무차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수업을 듣던 어느 날 "OO아 교무실로 와~"라는 소리가 들렸다. "ㄴ... 네?" 하며 따라간 교무실에는 선생님이 타주신 따뜻한 율무차가 있었다. 그것도 '담터 호두, 아몬드, 율무차'다. 


율무차를 마신 순간부터 선생님의 말은 들리지 않고 '한 잔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무서운 음료였다. 상담을 마치고 “선생님 저 율무차 하나만 가져갈게요!”란 말에 선생님도 어느새 말이 없으셨는데. 이때 필요한 스킬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06. 가루 대신 빨대로

제티 초콕(Feat. 퍼니 스트로우)

초등학교 시절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가. 재미있는 친구? 활발한 친구? 모두 아니다. 모든 친구를 휘두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친구는 언제나 '제티'를 가지고 있었다. "뭐든 할 게, 제티 반절만 주라 제발!"


거기에서 더 나아가 초코빨대인 '제티 초콕'이나 '퍼니 스트로우'를 가진 친구가 있었다면, 그 친구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들은 비쌌기 때문에...


그 시절 견뎌야만 하는 우리들의 흰 우유를 마법처럼 바꿨던 '제티', 초등학생들이 이걸 참을 수 없지.



07. 아이스크림보다 맛있다

얼린 쥬시쿨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음료도 아니다. 슬러시와 샤베트 그 사이 어딘가. 바로 얼린 '쥬시쿨'이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꼬깃꼬깃한 지폐를 소중히 들고 달려간 문방구에는 언제나 얼린 쥬시쿨이 있었다. 얼려있는 쥬시쿨에는 나무 막대기가 꽂혀있었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나무막대기를 들고 그르륵 긁어먹던 기억이 있다. 아... 여름이었다. 


쥬시쿨의 인기로 몇몇 문방구에는 유사 제품인 러빙쿨, 썬쿨, 매직쿨 등도 있었다. 쿨피스가 원조 아니냐고? 00년대생에게는 쥬시쿨이 근본이다. 



08. 이것은 음료? 젤리?

썬라이트

이게 음료야, 젤리야? 정체를 알 수 없는 녀석이지만 맛 하나는 확실했던 '썬라이트 음료젤리'다. 문방구 앞 얼린 쥬시쿨과 마찬가지로 썬라이트도 얼려 먹는 레시피가 유행했다. 이 녀석은 함께 들어있는 빨대로 먹어야 한다. 하지만 걸어 다니면서 먹어야 하는 초등학생의 운명. 몇몇 친구들은 걷다가 썬라이트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왜 썬라이트가 (바닥에) 있는데 먹지를 못하니.



09. 라이브가 아니고

'리이브'

그 시절에는 '완두 앙금빵'을 먹었다. 바로 '리이브'와 함께다. 언제나 행사에는 이 음료와 빵이 있었다. 때문에 대체 왜 학교에서는 우리가 좋아하는 피자빵이나 소시지빵을 주지 않고 저런(?) 초록색 빵을 주는 걸까 싶었다. 그때 우리는 어른들의 (주머니) 사정을 몰랐으니까. 하지만 함께 주는 '리이브'는 언제나 맛있게 마셨다. 어른이 되어 마셔봤는데 추억이 담긴 리이브의 맛은 여전하다.



음료로 떠나는 추억여행

아니 추억 지켜! 


오랜만에 추억의 음료를 마신다는 것은 '그 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때가 많다. 맛도 맛이지만 음료를 마시면서 함께한 친구들, 공간과 상황 등이 우리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련함에서 끝나지 말아야지... 내 추억들이 단종되지 않게 꾸준히 사 마셔야겠다. 내 추억 지켜줘! 


여러분의 지키고 싶은 추억의 음료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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