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_마시즘 쇼호스트 되다
그래서... 요즘 무슨 일을 한다고?
명절인지 청문회인지 모를 시간이 흘러간다. 내심 '정말 궁금해서 하는 말씀이겠지...'라고 생각을 해본다. 나는 내가 요즘 하는 일에 대해서 차분히 설명을 한다. 음료수가... 역사가... 글을 쓰는데요. 그러자 친척 무리 중 한 분이 말한다. "그렇구나! 네가 하는 일은 홈쇼핑이구나!"
후둑. 내 안의 사리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명절마다 본의 아닌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있다(쇼호스트는 존댓말을 한다 다시!). 어머~! 여러분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질문세례에 눈물로 흠뻑 젖으셨나요? 송편 빚고, 전 부치고, 사과 깎고! 이렇게 제사상 차리다가 내년에는 내가 제사상을 받겠구나 싶은 분들 계시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음료가 여러분을 구해줄 테니까요! 오늘 준비한 '마시즘 추석박스' 하나면 전쟁 영화 같던 명절도 EBS 수능특강 마냥 평화롭고 졸린 일이 될테니까요.
장점 : 조카에게 장난감 대신 이걸 준다
단점 : 근데 이것도 주기 싫다
멀리서 볼 때는 너무 작고 귀엽지만 가까이서 경험하면 킹콩보다 무섭고 자비 없는 녀석. 그게 누구일까요? 바로 명절 만렙! 조카입니다. 특히 피규어를 모은 내 방에 조카가 들어오는 순간은!! 어후... 한편의 숨 막히는 인질극이 벌어지지요. 이럴 때를 대비해 '마시즘 추석박스'에 조카용 음료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보툰(보틀+카툰) 포켓몬 음료'입니다. 파리바게트, 던킨도너츠에서 판매하는 귀여운 포켓몬스터 모양의 음료는 조카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좋지요. 맛은 중요하지 않아요! 얼마나 예쁘고 커다란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가격이 2,800원라는게 함정입니다. 음료 치고는 너무 비싸다고요? 조카에게 주는 용돈을 생각하면 이보다 싼 가성비가 어디 있을까요? 이 음료는 완벽합니다. 사실 이렇게 모으니까 조카를 주기 싫다는 것만 빼면요. 저... 사실 포켓몬스터 모으거든요.
장점 : 요즘 소주 무시하는 분들 참교육
단점 : 그 참교육 내가 먼저 당함
"요즘 애들은 말이야..."로 시작해서 "우리 때는 말이야..."로 끝나는 돌림노래를 듣는 분 계신가요? 꼭 이런 말 하시는 어른들은 소주 한 잔을 걸치면서 말하기 때문에 맞받아치기도 뭐하고 그렇지요. 술내 나는 훈계질을 피하고픈 분들을 위해 '마시즘 추석박스'에 특별한 음료를 넣었습니다.
바로 '진로 골드'입니다. 꼭 이런 분들은 소주를 마시면 '우리 때 소주는 20도가 넘고, 이걸 한 짝씩 마셨다'라고 말을 하기 때문에 준비한 추억의 감성 소주입니다. 도수가 무려 25도! 빨간 뚜껑에 추억의 두꺼비를 보면 어른들은 바로 추억과 잠의 세계에 빠져버리게 되겠지요. 잘 가라.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어른이 마시면, 나도 마셔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글쎄요. 미리 숙취해소 음료를 마셔야 하나? 뭐 아무래도 꿈에 대한 핀잔을 듣느니 그냥 꿈에 빠지는 게 좋지 않겠어요?
장점 : 잘나신 녀석에게 못난 얼굴 선사
단점 : 녀석의 건강에 도움됨
명절이 어벤저스도 아니고 왜 평범한 친척은 오지 않고, 굉장히 잘난 친척들만 으리으리하게 모이는 걸까요? 심지어 나는 잘 나지 않았는데 왜 이곳에 왔나 모르겠다고요? 그렇습니다. 다들 당신을 보기 위해 온 것입니다. 비교대상을 찾고 있었던 것이죠! 이것들이 그런 것이었나! 분노의 '마시즘 추석박스'를 열 때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동갑 친척들에게 주고 싶은 음료가 있습니다. 바로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입니다. 청룡영화제에 배우들의 관문 중 하나가 마시는 홍초 마시고 엽사 찍히기인 거는 아시죠? 표정의 달인인 배우들도 무너진다는 그 음료. 물에 타는 양만 조절하면 잘난 사촌의 얼굴을 바보 영구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물론 표정을 구기는 음료는 많습니다(지코라던가, ZICO라던가). 하지만 이 녀석에는 남다른 배려가 숨어있습니다. 바로 '건강'이지요. 우리는 질투를 버리고 알아야 해요. 이 잘난 사촌이 왔기 때문에 친척들의 모든 관심이 녀석에게 쏠린다는 것을. 덕분에 우리는 그림자에서 편하게 살 수 있답니다. 건강해라 이 자식!
장점 : 효심이 넘쳐흐른다
단점 : 지갑은 메말라간다
축하드립니다! 명절의 3 빌런! 조카와 삼촌, 사촌까지 모두 클리어했습니다. 이제 당당하게 방에서 두발 쭉 뻗을 때가 되었는데요. 어머나! 엄마와 아빠는 왜 쓰러져 계신 거죠? 그렇습니다. 사실상 명절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나뿐만이 아닌 부모님도 있다는 것을 잊었군요. 엄마! 아빠! 일어나세요!!
예로부터 쓰러진 부모님을 위해 효자들이 산에서 산삼을 캐오고 그랬잖아요? 요즘 효자들은 어디에 갈까요? 바로 편의점입니다. 편의점에는 산삼은 없지만 인삼 음료가 있거든요.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 효심입니다! 마시즘 추석박스 최후의 음료는 '한뿌리'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뿌리로 건강과 효심은 찾을 수 있지만, 가격의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단돈 4,000원으로 확실한 피로회복을 느낄 수 있다면 생각이 다르겠지요? 사실 방금 알게 된 사실인데 제가 한뿌리를 엄마 카드로 샀더라고요 ^^
영수증을 확인한 엄마가 힘을 되찾는 것은 물론 전투력이 인간을 초월하고 있군요. 호호. '마시즘 추석박스'와 함께 즐거운 명절 보내셨나요? 여러분 제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
•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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