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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Oct 09. 2020

신상음료에도 해커톤을?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신상음료 5

#가상음료리뷰... 지만 당신이 고르면 출시가 된다고! 

인파가 가득한 거리를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새로 나온 음료를 발 빠르게 마셔보는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 신상만으로는 부족해. 누군가 이미 마셔봤을 수도 있잖아. 그래서 생각했다. 음료가 출시되기 전에 마셔보는 방법은 없을까?


그렇다.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음료 신상털이 '마시즘'. 오늘은 음료계의 노스트라다무스다. 여기 출시를 앞둔 신상음료들이 있다고!



밥보다 음료가 좋은 사람들이

만든 새로운 음료


지난 <마시즘의 음료학교> 이야기에서 말했다. 우리는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사람부터, 맥주나 커피 등을 직접 만드는 사람까지 전국 다양한 덕후를 모았다. 하지만 음료업계 종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혹독한(?) 훈련을 진행했다. 그리고 신상음료 출시를 앞두게 되었다. 


(어른용 키자니아 아닙니다, 혹독한 훈련입니다)

좋아... 다 괜찮은데? 뭐 하나를 고르기가 어려울 정도로 마시고 싶은 음료들이 탄생했다. 과연 이 중 편의점과 마트 모두 깔려도 좋을 음료는 무엇이 있을까? 



1. 맥주의 홉과 블루베리의 만남

호블(HOBLE) 

한국 맥주에서도 느끼기 힘든 홉(Hop)의 맛이 일반 음료에 난다고? 맥주를 음식이라고 친다면, 홉은 MSG다. 그야말로 맛의 핵심. 맥주에 쌉싸름한 맛과 다양한 향을 내게 도와주는 원료인 것이다. 이런 홉을 맥주가 아니라 음료에 넣어버린 녀석이 있다. 바로 ‘호블’이다. 


(솔방울 같이 생긴 녀석이 홉입니다, ⓒMarkus Spiske on Unsplash)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홉을 마구 때려 넣으면 쓴 맛이 난다는 것. 그래서 달콤한 블루베리를 더했다. 시제품으로 호블의 맛은 '단쓴새콤 조합'이다. 달달한 블루베리에 베이스로 홉의 쌉싸름함이 혀끝을 스쳐 지나간다. 쓴 맛이 맛있게 느껴지다니! 이렇게 만들면 사약도 중독적일 것 같…진 않겠지만 호블의 맛은 새롭고 매력이 있다.


거기에 탄산까지 들어갔다. 알... 알콜만 들어간다면 완벽하게 더 맛있는 술이 될 것 같다는 게 유일한 함정일까. 주류 버전도 기대해본다.



2. 미국을 정복하고 한국에 상륙한

펌킨 스파이스 라떼(Pumpkin Spice Latte) 

한국 스타벅스가 쌀쌀한 날씨에도 달콤하다면 ‘토피넛 라떼’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 스타벅스는? '펌킨 스파이스 라떼'가 있다. 펌킨 스파이스 라떼(줄여서 펌스라, PSL)는 이름 그대로 호박(펌킨)과 시나몬(스파이스)이 함께 들어간 카페라떼다. 이 녀석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낙엽이 떨어지면 무조건 마셔야 하는 조건반사 음료다. 

(작년에 왔던 펌스라가 올해도 왔네요, 아 한국빼고)

‘미국 스타벅스 문 한 번 두드려본 적 있다’ 하는 사람들은 이 맛을 잊지 못해 아쉬워한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마셔야 하냐고? 해외직구라도 해야 하나? 아니다. 음료학교에서 펌킨 스파이스 라떼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런 음료계의 문익점들을 봤나. 


펌킨 스파이스 라떼는 '차이티 라떼'같은 부드러운 맛이 있다. 호박의 담백하고 달콤함, 거기에 시나몬의 따뜻한 향기까지 난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이름 때문에 호박죽과 호박즙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이거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투표해서 출시가 된다면 마셔볼 수 있겠지?



3. 내 몸에 죄책감 없는 탄산음료

리헤로(Ligero) 

마시즘 같은 사람에게 '탄산음료'란 음료가 아니라 ‘산소(O2)’다. 숨 쉬듯이 마셔야 하루를 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칼로리 때문에 내 몸에 미안함을 느낄 때가 있지만 숨... 아니 탄산음료를 포기할 수는 없다. 탄산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그런 탄산덕후들이 만들었다. 이름은 ‘리헤로(Ligero)’. 리헤로는 스페인어로 '가벼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의 뜻처럼 이 녀석은 다른 탄산음료에 비해 가벼운 칼로리를 자랑한다.  


(이 녀석 리헤로를 마셔서 장수비결 탄산음료 편에 등장해보자)

하지만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사람이 칼로리를 따지면서 어중간한 맛의 저칼로리 탄산음료를 마시는 일은 없다. 차라리 탄산음료를 아예 끊거나 정신건강을 위해 계속 마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가 쉽다. 때문에 리헤로는 맛을 챙겼다. 상큼상큼 청포도에, 꽃향기가 나는 차인 레몬밤과 캐모마일을 섞은 것이다. 진작 말하지. 맛있으면 0칼로리잖아(아니다).



4. 번아웃 된 우리에게 릴렉스

비쿨즈(Be Coolz) 

우리는 현재 카페인 음료 시대에 살고 있다. 내 몸에는 하루 종일 커피가 흐르고 심야에는 핫식스나 몬스터 에너지드링크도 흐른다. 물론 맛있어서 마시는 것만은 아니다. 학생 때는 학업 때문에, 커서는 직장 업무 때문에, 결혼하면 또 아이 학업 때문에... 언제나 각성을 해야 한다. 너무 열심히 살다 보니 모두가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에 빠져 지쳐있거나, 화병을 앓게 되었다. 

(에너지 드링크에 카운터를 먹이기 위해 나온 릴렉스 드링크)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안티테제 음료들도 있다. '릴렉스 드링크'라고 불리는 것들로 휴식을 주는 음료다. '슬로우 카우'나 '스위트 슬립'이 그랬다. ‘L-테아닌’을 함유한 이 녀석들은 몸의 긴장을 완화시켜 준다. 문제는 별로 맛이 없어 명맥이 끊어졌다는 것. 하지만 다음 세대의 릴렉스 드링크 '비쿨즈' 다르다.


비쿨즈는 타트체리와 블루베리를 사용해 상큼달콤 맛을 낸다. 그런데 타트체리가 뭐냐고? 나도 몰라서 쿨비즈 팀(기능성 음료팀)에 물어봤다가 비타민A가 스무 배로 들었다는 답과 또 수많은 효능들까지 강의를 줄줄이 듣고 왔다. 너... 너희들 사실 쿨하지 못해서 비쿨즈라고 지은 거 아냐?



5. 뉴.트.로 흑미 숭늉차

까늉 

숭늉차는 조선시대에도 신상음료는 아니다. 본디 일상적인 음료였던 숭늉은 전기밥솥의 시대가 오고, 더 이상 불 온도를 조절할 일이 없어지면서 역사 속에 사라지는 듯했다. 다들 숭늉, 숭늉 이야기만 하지 사실 이미 맛을 잊어버린 거 아냐? 


(선생님 숭늉은 옛날에도 마셨…, 김홍도 풍속화)

까만 숭늉차 '까늉'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역주행 음료다. 8도 각 지역마다 숭늉을 끓이는 법이 달라 맛도 다르다는 사실부터 시작해서 가장 어울릴 맛의 중심을 찾고, 또 블랙푸드인 '흑미'를 주원료로 삼았다. 일반 숭늉차에서 한 단계 나아가 진하고 구수한 올블랙 숭늉차를 만들었다.


재미있는 점은 숭늉을 전혀 마셔보지 않은 20대 이하 학생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음료가 되었다는 것. "무슨 차 좋아해? 승용차, SUV? 아니 숭늉차!"라는 이 카피는 어떻게 보면 아재개그 같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는 나훈아의 ‘테스형!’ 같은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렇듯 까늉의 이야기는 한 번 들으면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다(빨리 나올 수도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고깃집에서 후식으로 냉면 대신 누룽지를 시킬 수도.



당신이 만든 음료,

당신 손에서 선택돼 출시된다? 

단지 시장 논리나 회사 전략으로 만들어진 음료가 아니다. 마실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두 달 가까이 배우고 고민해 만들었다. 우리가 만든 음료인만큼 음료들 중 출시할 녀석을 고르는 것도 우리 몫이다. 그래서 투표 사이트를 만들었다. 물론 마시즘은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는 게 함정.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음료를 마시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기획하고 (대량)생산하는 일은 찾기 어렵다. 하지만 취향이 다양해지고 브랜드의 매력이 더욱 필요한 시대다. 음료에서도 생산자의 시선에서 제품을 생각하는 소비자, 소비자 같은 시선에서 음료를 만드는 생산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 첫 단추를 선택할 권한이 당신에게 있다. 투표를 한다면 그 음료의 실물을 만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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