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초단 에디터가 선정했습니다
2020년은 민초단의 해였다. 전국에 숨어있던 민초단이 일어나고, 수많은 민트 음료가 탄생했다. ‘민트초코를 좋아하세요?' 묻는 질문은 ‘짜장 vs 짬뽕', ‘부먹 vs 찍먹'의 뒤를 잇는 21세기형 호구조사로 자리 잡았다. 아이유, 김선호, 카이, 정국처럼 인기 연예인도 근본 있는 민트초코를 좋아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마시즘에도 혜성처럼 새 바람이 불어왔다. 민초단 에디터가 등장한 것이다. (그동안 반민초단이 쓴 리뷰로 고통(?)받던 여러분, 드디어 민초단이 왔습니다.) 첫 신고식으로 민트 음료를 준비했다. 민트초코의 신성함으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리라. 민익인간 정신으로 하나하나 리뷰해보겠다.
- 장점 : 끝 맛이 시원한 커피
- 단점 : 인데 따뜻함
- 민트력 : ♣♣♣
카누에서 민트초코를 낼지는 몰랐다. 그동안 티라미수, 바닐라 등 변형 버전을 마시며 카누가 아메리카노 아닌 라떼도 잘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민트초코를 넣은 라떼라니. 민트초코를 커피에 넣는다고?
컵에 붓자마자 연한 민트향이 올라왔다. 그런데 진한 갈색이 영락없는 ‘커피’다. 그렇다. 이건 커피였다. 마셔보니 달달한 카페라떼가 먼저 느껴졌다. ‘에이 뭐야, 그냥 커피네’ 실망하려는 찰나. 민트의 화한 맛이 올라온다. 역시, 민트가 나를 배신할 리 없잖아.
민트는 커피와도 잘 어울리는 녀석이었다. 역시 민트는 케미요정. 카페모카 느낌의 부드러운 커피에 민트향이 더해지니 끝 맛이 깔끔하다. ‘민트’와 ‘초코'의 상쾌한 느낌이 따뜻한 커피와 꽤나 잘 어울린다. 만약 ‘얼죽아’라면 시원하게 마셔보는 것도 추천한다.
- 장점 : 초코 빠진 민트
- 단점 : 였는데 라임이 추가됨
- 민트력 : ♣♣♣♣
이번에도 커피다. 바리스타룰스의 민트라임 라떼. 커피 맛집으로 소문난 바리스타룰스 라인의 막내다. 평소에도 즐겨먹는 커피인데, 민트를 넣었다니! 일단 색깔은 연갈색의 친숙한 믹스커피 컬러다. 그런데 향기를 맡아보니 후라보노가 떠오른다.
이 녀석은 페이스북 CEO가 사랑하는 필즈커피의 ‘민트 모히토 라떼’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마크 주커버그도 민초단이다.) 그렇다. 민트, 라임, 라떼의 3콤보는 이미 증명된 조합이었던 것이다.
민트라임 라떼를 마셔보았다. 분명 향긋한 커피인데 끝 맛이 민트의 화함이 진하게 느껴졌다. 마시고 난 후 입안에 텁텁한 식감이 없고 산뜻하다. 잔여감 없이 깨끗하게 지워주는 클렌징 워터 같달까. 라떼인데 가볍고, 커피인데 상쾌하다. 지난 <민초의 혁명은 덴마크우유로부터>에 등장한 ‘덴마크 민트라떼’와 비교했을 때 한층 강화된 민트맛이 느껴진다. 녀석, 마음에 든다.
- 장점 : 만드는 게 재미있음
- 단점 : 그런데 왜 녹지를 못하니
- 민트력 : ♣
1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이제 세상은 민초단의 것이라는 게 드러났다. 평범한 핫초코도 민트와 함께 나와야 주목받을 수 있거든. 유난히 추운 겨울을 위한 따뜻한 민초 버전, 리얼 민트 핫초코다.
하지만 이 녀석을 마시기 위해선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먼저 뜨거운 물을 부어 우유맛 가루를 녹인다. 여기에 초콜릿 스틱을 1분 정도 휘휘 돌려서 녹인다. 핫초코계의 이케아. DIY 핫초코다.
맛은 진한 핫초코 느낌으로 쭉 가다가, 마지막에 민트 맛이 스치듯 살짝 느껴진다.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이 민트맛 도화지에 초코를 살짝 점찍은 느낌이라면, 이 녀석은 핫초코 위에 민트를 살짝 콕 찍은 맛이 난다. 민초단 입문용으로 적당하다. 진성 민초 덕후로서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 민트력이었다.
새해부터 민트리뷰라니. 올해는 운수대통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총평하자면 민트의 상쾌한 마무리가 강조되는 음료들이다. 대부분 민트를 ‘밑장빼기' 스킬로 맛의 뒤쪽에서 터뜨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재료와의 어울림도 밸런스가 좋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민트향이 조금 더 나도 되겠다 싶은 아쉬움도 있었다. 민트를 아예 앞세운 음료들이 나와주면 어떨까. 민트 스파클링, 민트 워터처럼 맑고 가벼운 음료도 기대해본다. 꼭 민트가 초코나 커피에만 어울리는 건 아니니까. 민초단은 아직 목이 마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