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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Jun 10. 2021

한국 사람은 언제부터
밀맥주에 진심이었나?

#편의점_주(酒)간소식

현대인의 풀리지 않는 숙제는 두 가지입니다. 그것은 '오늘 점심 뭐 먹지?'와 '저녁에 맥주 뭐 먹지?'입니다. 점심이야 눈치껏 대세를 따라가면 되는 것이지만, 맥주에 있어서는 나날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카스 아니면 하이트였던 이지선다형 맥주 시절에서 이젠 매일매일 새로운 맥주들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지난 몇 년 사이에 한국맥주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세계맥주가 올림픽 하듯 모여있지 않나, 눈이 의심 가는 컨셉의 크래프트 맥주들도 생겼습니다. 오늘은 알아두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편의점 맥주(酒)간 리포트를 전달드리겠습니다. 



01. 곰표밀맥주의 재등장의 승자는 롯데칠성?

대중맥주계에서는 '카스테라(카스VS테라)전쟁'가 벌어집니다. 편의점에는 없어서 못 파는 곰표 밀맥주가 있죠. 뭔가 3인자 포지션이었던 '클라우드'는 이대로 밀리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 가장 흥미로웠던 이슈는 롯데칠성음료의 조용한 반격이 있었습니다.


바로 '수제맥주' 제작설비를 만들어 위탁생산하는 것이죠. 수제맥주계의 커맨드센터가 되었다고 할까요? 특히 지난해 팔고 싶어도 생산량의 한계로 눈물을 흘렸던 곰표밀맥주가 올해 롯데칠성음료와 만나 물량을 15배 늘려서 출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BTS 빌보드 정복보다 식품계 정복이 더 대단하다)


그렇다면 본진 '클라우드'는 어떨까요? 여기에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가 있습니다. 지난해에 나온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는 개인적으로는 정말 잘 나왔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돋보일 수 없었죠. 세상에 워낙 희한한 맥주가 많이 나왔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BTS가 출격한다면?


롯데칠성음료 3줄 요약

롯데칠성음료가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을 시작했습니다

수제맥주 회사들과 협업하여 캔제품 생산을 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모델, BTS



02. 카스테라 맥주대전, 해외에서 맞붙는다?

테라의 선전으로 오비맥주가 칼을 갈았습니다. 카스가 이름처럼 새롭게 변했지요. 투명해진 병으로 이미지를 바꿨고, 라이트버전, 무알콜버전까지 제품군을 확대했습니다. 이에 맞서는 테라는요? 테라는 국내를 넘어 수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CASS가 SSAC 바뀌었다, 근데 카..ㅍ.ㄹ.?)


테라에서는 2019년 출시와 함께 해외 수요가 있었지만, 일단은 국내에 자리를 잡는 것을 집중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미국, 홍콩, 싱가포르에 전략적으로 수출을 할 예정이라는데요. 그동안 참이슬을 통해 개척해놓은 거래업체들을 통해 테라의 인지도를 늘릴 생각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쌀맥주, 아니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 한맥(HANMAC)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같은 소속사의 카스가 너무 센세이션 하게 바뀌어서 아직은 주목을 덜 받는 듯합니다. 맛있다는 평가는 많은데 일단 3인자 클라우드 먼저 상대해봐야겠죠(걔네 방탄맥주야...).


카스테라 3줄 요약

카스의 병이 투명해지고, 무알콜 버전도 나왔습니다

테라는 국내를 넘어 해외진출을 노립니다

한맥은 누가 구하냐...



03. 제주맥주는 상장으로, 곰표밀맥주는 절판으로 

이젠 이들을 수제맥주라고 불러야 하는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커졌습니다. 제주맥주와 곰표밀맥주(세븐브로이)는 올 상반기 대단한 소식들을 전했습니다. 2017년 '제주 위트에일'로 시작했던 제주맥주가 올해 코스닥 상장을 하였습니다. 수제맥주 1호 상장사가 되었다고 할까요?


거기에 추가로 신제품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제주맥주의 대표맥주인 '제주 위트에일', '제주 펠롱에일'에 이어서 3호가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주 거멍에일'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보아서 아마 흑맥주를 출시하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내년도부터는 베트남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GS25에서는 새로운 곰맥주가...)


세븐브로이의 많은 맥주를 봤지만 '곰표밀맥주'는 역대급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사람들이 뭔가 홀린듯이 곰표밀맥주를 구하러 다닌 것이다...라고 판단을 했는데요. 물량을 15배로 늘려서 출시했는데도 2주만에 300만캔이 완판이 나버렸습니다. 대체 누가 그렇게 사서 마시는거야?


수제맥주 3줄 요약

제주맥주가 코스닥 상장까지 해버렸다

곰표밀맥주는 15배 물량으로 출시했는데 2주만에 동이 났다

그렇다고 수제맥주 회사가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



04. 위기의 세계맥주도 밀맥주가 대세?

곰표 밀맥주의 선전 때문일까요? 한국사람들이 밀맥주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세계맥주들 사이에서도 유독 '밀맥주'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맥주를 가볍게 즐기는 입장에서 라거 외에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맛은 밀맥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약간 유럽에서 태어난 막걸리라고 할까요(아닙니다).


(곰표가 재미였다면, 세계맥주쪽은 여행과 품격 같은 느낌이죠)

여성들이 좋아하는 맥주, 혹은 향수맥주로도 유명한 에델바이스는 'FEEL THE ALPS'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있죠. 안 그래도 근사했던 잔의 모양이 튤립 모양으로 바뀌어서 멋을 더했습니다. 크로넨버그 1664 블랑 역시 파리를 유독 강조하면서 유럽에서 온 고급스러운 밀맥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쪽 세계의 나름 선두주자인 호가든은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 최초로 새로운 맛들을 내고 있습니다. 호가든 유자, 호가든 체리, 호가든 그레이프 등 내더니. 올해는 호가든 보타닉을 출시하였습니다. 


세계맥주 3줄 요약

세계맥주에서도 밀맥주계열(위트비어)이 돋보인다

호가든은 아예 새로운 맛을 한국에서 최초 출시 하고 있다

바이엔슈테판(독일 밀맥주)은 어디에서 찾을수 있나...



05. 무알콜맥주도 골라마시는 시대가 왔다

편의점에서 무의식 중에 만원 4캔의 제품을 고르다 이상한 녀석을 발견했습니다. 아니 왜 하이네켄이 파란색이지? 알고 보니 새로 출시된 '하이네켄 0.0'이었습니다. 뭐야 왜 하이네켄에 알콜이 없어?

'무알콜맥주는 가짜 맥주'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입니다. 편의점과 마트에는 벌써 하이트 제로, 클라우드 제로에 이어 카스 제로, 칭따오 논알콜릭이 나왔습니다. 칭따오 논알콜릭이 나왔을 때쯤 놀랐었는데요(이게 알콜이 빠진 맥주라고?). 이어 나온 카스 제로도 제법 괜찮고, 하이트 제로도 맛과 성능을 대량 업데이트를 했죠. 


이제는 내 몸을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마신다가 아니라, 맥주 대신에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요즘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맥주가 아닐까요?


무알콜(논알콜)맥주 3줄 요약

하이네켄 마저 논알콜 버전이 출시되었다

기존의 한국 무알콜맥주도 맛과 성능이 대량 업데이트 되었다

취하지 않는 맥주...? 오히려 좋을수도?



여러분의 선택이 2021년 맥주계를 바꿉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이슈들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맥주 자리를 대체하고 있어 보이는 '하드셀처'가 한국에 조금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편의점 입점을 하지 못하는 작은 수제맥주계에서는 온라인 판매에 대한 부분을 주장하고 있죠. 


매년 많이 크게 바뀌는 맥주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 여러분이 고를 맥주가 무엇인지에 따라 시장이 크게 변하지 않을까요?


참고문헌

한국과 ‘호가든 모먼트’에 빠진 벨기에 남자, 김설아, 이코노미스트, 2021.6.1

롯데칠성, 수제맥주사에 공장 빌려준다…상생모델 구축, 박성은, 신아이리보, 2021.2.1

"곰표 맥주 비켜"..GS25 '북유럽 곰맥주' 내놨다, 신미진, 매일경제, 2021.6.10

맥주판에 불...한맥·테라·클라우드 격전에 곰표 등 가세, 박성희, 2021.6.7

국산 쌀로 맥주 '찐맛'…한맥이 특별한 까닭은, 아시아경제, 임혜선, 2021.6.7

제주맥주의 '따상', 곰표의 '쌍끌이', 나원식, 비즈니스워치, 2021.5.15

테라 "국내는 좁다"…세계 무대로, 박종관, 한국경제, 2021.5.12

방탄소년단(BTS)으로 재도약 노리는 롯데…효과는?, 임찬영, 머니투데이, 2021.6.9

롯데칠성음료 '위탁 생산' 빛 보나… 수제맥주 '러브콜' 잇따라, 한지명, 뉴데일리경제, 2021.5.31

[단독] "말표 맥주 잡아라"…제주맥주, 흑맥주 시장 출사표, 방서후, 한국경제TV, 202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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