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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Sep 09. 2021

라벨이 없어도 음료를 알아볼 수 있을까?

# 무라벨 시대를 살아남을 방법은?

무라벨의 시대가 오고 있다. 생수병의 라벨만 없어진 줄 알았는데, 다른 음료들 마저 하나씩 라벨을 없애고 있다. 탄산수인 트레비가 무라벨이 되고, 칠성사이다가 무라벨이 되었다. 게다가 토레타 너 마저! 이러다가 어느 순간 라벨이 다 없어져서 음료를 마실 때 강제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야하는 거 아냐?

하지만 걱정이 없다. 각각의 음료에는 맛이나 라벨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병의 모습을 특색있게 만드는 것이다. 병이면, 병이지 뭐가 다르냐고? 오늘 마시즘은 라벨이 없어도 알아 볼 수 있는 음료의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다.


1. 코카콜라 컨투어 보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병 모양이다. 이미 100년도 전에 코카콜라는 시장에서 자신과 닮은 음료들이 생겨나는 것을 의식했다. 맛은 물론 이름부터 라벨까지 코카콜라와 유사한 녀석들이 시장에 너무 많이 나왔다(코카놀라, 마코카코, 토카콜라 등등). 



그래서 생각했다. 깜깜한 공간에 있어서 만지는 것만으로도 구분되는 병모양을 만들 수 없을까? 그렇게 1915년 '컨투어 보틀'이 탄생했다. 스커트의 모습을 닮아서 '호블스커트 보틀'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병의 디자인은 코코아 열매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이미 100년이 넘도록 코카콜라를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독보적인 병의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2. 슈웹스 에그보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탄산음료로는 '슈웹스'도 못지 않다. 태어난지가 200년이 넘는 장수음료거든. 영국 왕실의 스파클링 음료로 이름을 떨친 슈웹스는 독특한 병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었다. '에그 보틀'이라고 불렸는데 이게 뭐냐면 바닥이 평평하지가 않고 둥글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것은 슈웹스의 1783년에 만들어진 짬에서 나온 바이브에서 시작한다. 당시는 탄산음료라는 개념도 크게 없었고, 물을 도자기에 넣고 코르크로 닫아 판매를 하던 시기다. 하지만 탄산이 있는 슈웹스는 기포가 빠져나가버렸다(코르크도 도기 모두 공기가 잘 통하는 재질이었다). 그래서 도기와 같은 모양으로 유리병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그 모습을 한 유리병은 슈웹스만 남아 병 모양으로 인기를 끌었다.


슈웹스의 병모양은 병의 바닥이 둥글기 때문에 함부로 놓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드렁큰 보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예를 들어 술이 들어있다면 한 병을 다 마실 때까지 함부로 병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에그보틀 디자인의 슈웹스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슈웹스 유리병에서는 평평한 바닥은 있지만 에그보틀 시절의 둥근 라인은 살렸다고 한다. 


3. 환타 트위스트 보틀 & 미닛메이드의 오렌지 모양 보틀

코카콜라나 슈웹스 정도의 역사는 아니지만 병모양만 봐도 알아볼 수 있는 음료가 있다. 바로 환타의 트위스트 보틀이다. 2017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마치 빨래를 짜듯 페트병이 꼬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오렌지나 포도, 파인애플 등 상큼한 맛을 가득 짜내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하단에는 볼록 볼록 동그란 모양이 있어 탄산음료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닛메이드의 경우는 알게 모르게 인지하고 있는 녀석이다. 다른 오렌지주스와 다르게 미닛메이드 페트병의 상단 부분은 둥근 돔처럼 생겼다. 아니 차근히 바라보면 그 정체를 알 수 있다. 바로 오렌지 모양인 것이다. 오렌지의 둥근 모양에 과립같은 오돌토돌함을 살려내었다. 마치 이 병 안에 담긴 것이 오렌지 그 자체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디자인이라고 할까?


라벨이 없어지는 시대, 이제는 병모양의 시대가 온다!

라벨은 생각보다 많은 기능을 하고 있다. 제품의 이름과 로고 뿐만 아니라 필수적으로 들어가야하는 원재료명과 영양정보 등이 기입이 되어있는 것이다. 음료를 구분하기 위해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정말로 하나, 둘 씩 환경을 위해 라벨이 사라지는 시대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병의 모습이다. 단지 음료를 안전하게 담는 것 이상으로 제품의 정체성을 나타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추가로 친환경을 위해 투명으로만 할 것, 플라스틱을 적게 쓸 것이라는 숙제가 붙는다). 과연 병 모양만 봐도 알 수 있는 음료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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