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보드 만들다가..
오글오글 모임의 유닛으로 비전보드를 만드는 [미보 ME]에 참여했다. 첫날에 줌으로 모임장이 신 아풋님의 미니강의가 있었다. 비전 보드를 만들기 전 먼저 사명 만들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사명은 자신의 생명을 사용한다는 의미로, 삶의 목적 또는 존재 이유에 해당하고 비전은 사명과 부합하는 구체적인 미래상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비전 보드 만들기 전에 사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첫 번째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표현한 단어를 고르고 다음으로 평소 관심 있거나 선한 영향을 미치고 싶은 대상, 마지막으로 관심이 가는 행동을 고른 후 고른 내용들을 조합해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만들었다.
처음부터 어려웠다. 내가 이루고 싶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내가 영향을 주고 싶은 대상은 누구인지, 평소 관심 있었던 행동은 무엇인지, 어느 하나 쉽게 선택되어지는 게 없었다. 평소 내가 나에게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른 조원분들의 뚜렷한 가치 선택을 보며 부럽기도 했고 짧은 시간에 고른 가치들이 정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모임 중 간략하게나마 서로의 사명을 발표해야 했기에 억지로 사명을 만들었다.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내가 배운 것들을 콘텐츠로 생산하여 알리겠습니다.
모임이 끝난 후 일주일 동안 숙고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저 사명을 볼 때마다 어색하고 불편했다.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해 봤다.
첫째, 솔직히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한다거나 사회에 기여한다는 생각을 거의 가져보지 않았다. 이런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부터라도 그런 마음을 가지면 되지 않겠냐 싶지만 솔직히 갑자기 바뀔 것 같지 않았다.
둘째, 생산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된다는 건 나의 가치관이라기보다 배운 가치관이다. 뭔가를 배우고 콘텐츠를 만든다는 자체는 목적이라기 보단 수단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인스타를 비전으로 둔 작위적인 사명이었다.
사명 만들기 워크시트를 출력해 며칠을 째려보니 한 문장이 나에게 다가왔다.
난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이다. 누군가가 나를 인정해 주고 좋아해 주는게 너무 좋은 사람이다.
삶의 목적이니 존재의 이유이니 하는 거창한 사명은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누군가가 나를 보고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나를 더 올바르게 살게 하고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게 만들 것 같았다.
그리하여 수정한 나의 사명은
나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노력하고 꾸준히 성장한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을 통해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
'나 하나라도 단디 살자.'라는 마음으로 만든 사명이지만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꾸준히 배우고 성장하며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단 한 사람에게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내가 존재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