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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ssoud Jun Jul 02. 2024

파리 거리의 화가와 한국의 과태료

경찰서 즉결 심판 신청


프랑스에서 거리의 화가할때 그렸던 그림입니다. 가끔 한국에서도 주문 받아 그리곤 했는데 외인부대 시절부터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그림 많이 그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프랑스 20년, 아프리카 알제리, 챠드, 지부티, 가봉 등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아도 추억해보면 주요한 몇가지 기억이 인생을 지배하는 것 같습니다. 나이 먹었다고 존중받는 세상이 아니라 나이 먹을수록 노력하고 넓은 시각을 배워야 하는 것은 오히려 어린 사람들에게서 배울수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한 청년들의 언어와 의식에 오히려 나이 든 사람들의 정보력과 지식이 모자랄수 있기 때문이겠죠.



지부티 13 반사단 외인부대 하사 클럽


과거의 그림을 보면서 그때의 추억들을 회상하며 므흣하게 미소짓게 됩니다. 그러나 좀 전에 동부경찰서 즉결심판과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국민신문고로 킥보드 타다가 헬맷 미착용으로 2만원 벌금을 물었는데, 그 때 경찰이 다급하게 범법자를 잡으러 다가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킥보드는 오토바이와 같아 헬맷 착용이 의무입니다. 미착용 과태료 2만원 부과합니다. 안내시면 할증 붙습니다"


이렇게 말했던 경찰의 말쑥한 모습과 의기양양한 언행이 생생합니다. 저는 즉결심판을 위해 국민심문고에 진정했고, 그 결과로 동부경찰서 담당자가 전화가 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분노와 증오로 가득차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찰이 할일이 그렇게 없습니까? 공유 킥보드가 오토바이와 같아 헬맷 착용이 의무라구요? 공유자전거와 자전거는 착용 안해도 되고 시속 23키로가 최대 속도인 킥보드가 위법이라 평화로운 일상에 경찰이 얼토당토 않은 규정 만들어 시민들 삥을 뜯어요? 그게 사회정의입니까? 그게 사람들에게 어떤 위해를 가했죠? 벌금을 물리는 권한을 가졌으면 다쳤을 때 책임도 져야죠? 누가 지나요? 

이거 아세요? 초딩 다닐때 책상에 줄 그어 놓고 연필 넘어가거나 팔 넘어가면 서로 싸웠어요. 그런 규정을 만들어 놓고 싸움 말리고 화해 시키지 못할망정 서로 증오하게 만드는 집단이 경찰입니다! 알겠어요? 

한국 사회에 사기꾼들 넘쳐나고 정보통신 휴대폰에 피싱들 넘쳐나는데 그런 사기꾼, 주가조작범, 학력 위조범들 접을 생각 안하고 경찰이 할 일 없어 시민들 삥 뜯으러 다닙니까? 안 부끄러우세요? 

제가 왜 즉결 심판 신청했는줄 아세요? 절차 설명해준거 판사 앞에 가서 즉결 심판 받는거 모르는 사람 있습니까? 과태료가 20만원 늘어날수도 있다구요? 그러니까 2만원 짜리 과태료 내려 동부경찰서 방문해서 그 고압적이고 재수없는 경찰들이 2만원 짜리 범법자를 바라볼 시선이 뻔한데 거기가서 하루 버리고 심판 받는다고 또 하루를 버려요? 그럼 손해보는 금액과 시간이 얼만줄 압니까? 

내가 왜 즉결심판 받으려는 줄 아세요?" 당신들은 정의가 아니다! 국가 양아치다" 이 말을 인식하게 하고 싶어서입니다. 수치스러운줄 아세요! 이미 할증 붙어 2.4천원 됐던데 더러워서 냅니다. 깡패한테 삥 뜯겼다고 생각하죠!"


그렇게 쏘아 붙였습니다. 담당자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주의 국가, 프랑스에 살면서 저는 마음껏 자유를 즐겼습니다. 여러 규범과 규정이 많은 프랑스에 개똥, 냄새나는 전철, 소매치기 난리도 그런 난리도 없습니다. 그러나 보편화된 일상 생활에 저는 감시와 통제 당한다는 느낌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규정과 규범에 의해 보호 받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상식적인 나라라고 생각했죠. 왜냐하면 사람들 의식을 다양하게 존중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모든 사람의 언행이 감시 당하고 통제 당해야 마땅한 잠재적 범법자들이며, 어길시 과태료를 부과하며 강제(강요)된 억눌린 선한 사람을 만드는 곳입니다. 그래도 한바탕 쏟아내고 나니 평온해졌습니다.


우울한 장마철, 차 안에 앉아 통유리 루프로 하늘 바라보며 빗소리 듣고 싶다가 그냥 카페에 왔습니다. 팥빙수를 먹고 싶었는데 오늘은 추워 따뜻한 커피에 달달한 시럽 두 번 넣고 앉아 베시시 웃고 있는 저는 오늘 그냥 행복합니다.집에 가면 그림을 그리며 신선의 세계를 주유해야 겠네요.



퐁피두센터 광장, 포부르그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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