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의 기억을 허파에 숨긴 채,
고래는 바다로 들어갔다.
등으로 내어 둔 구멍으로 몰래 뱉어 낸 숨에
앉을 곳 없는 갈매기가 바다로 뒤덮인다.
저기 세상이 아직도 보인다며,
금붕어는 오늘도 뜬눈이다.
몸의 모든 모서리에 날개 달아 날아보았지만
온통 어항 벽에 부딪히며 허우적댈 뿐이다.
나는,
고래가 되기로 했다.
** 2011년, 러시아 해양과학자 나탈리아 아브세옌코는 인공물질이 몸에 닿는 것을 싫어하는 흰돌고래와 더 친해지기 위해 과감하게 다이빙복을 벗어던지고 영하의 북극해에서 10분 40초간 헤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