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날씨가 바뀌면 나는 다른 표정을 짓는다. 행동도 나의 기분도.
그래서 노을이 질 때 사람은 공허함에 물들고 새벽이 오면 괜스레 마음이 잠기는 것이다.
차가운 바람이 불면 마음이 시려 옷깃을 여미고 해와 구름이 적절하다면 좋은 일이 더 선명하게 보여 날씨만큼 밝아진다. 그리고 비가 오면 울적하다. 빗소리가 좋아지면 조금은 어른이 된 걸까?
글쎄, 가끔은 빗소리가 사무치게 그리워서.
만약 눈이 내린다면 우린 딱 그만큼 순수해진다. 딱 새하얀 만큼 맑아지는 것이다.
갑자기 내리친 천둥번개는 이유도 없이 우릴 위축시키게 만들었고 안개가 끼면 나의 마음도 희뿌옇게 변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맞아. 날마다 그랬다. 도대체 날씨가 무엇이길래 그 앞에서 이리도 여려지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여 창문을 활짝 열었다.
오후 6시 49분. 피부에 느껴지는 바람과 눈에 보이는 풍경. 그리고 사뭇 다른 공기의 온도.
거기서 느껴지는 모든 것은 곧장 나의 기분이 되었다.
나는 정말이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