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잦은 쓸쓸함에 대하여

by 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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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쓸쓸해 보이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오늘은 날이 춥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끔은 쓸쓸함에 대해 생각하곤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당신이지만 홀로 어딘가에 앉아있는 당신을 볼 때면 마음 한구석이 휑한 기분이 들었어요. 우리에겐 많은 서사가 있었습니다. 무수한 선택이 만들어낸 오늘날에 나는 누군가에게 과연 행복한 모습이었을까요 아니면 당신처럼 쓸쓸한 모습이었을까요? 당신은 진정으로 쓸쓸했던 게 맞을까요. 혹시 내가 만들어 낸 우울의 형상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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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누군가와 작별인사를 하고 길을 걷다 발걸음을 멈출 때가 있어요. 다시 몸을 돌려 그 사람의 등어리에 쓸쓸함이나 우울이 묻어있지 않는지 한 번 살피고 다시 길을 걷곤 했죠. 하지만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당신이 힘없이 길을 걸어가면 어찌나 마음이 이상한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지 못해 여러 번 당신의 얼굴을 살핀 적이 있었요.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지만 어쨌든. 쓸쓸한 건 정말 슬픈 일이니까요. 나도 그 기분을 잘 알아서 어떻게든 위로를 해주고 싶었어요. 우리는 혼자가 아니니까.


이쯤에서 걸음을 멈춰 나의 뒷모습을 바라봐 주었던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베란다 너머로 떠나는 아들을 바라보고, 친구의 굽은 등을 바라보고, 애인의 뒷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봤던 당신들은 누군가에겐 정말 소중하고 애틋한 존재일 거예요. 나도 가끔은 당신들의 등을 지긋이 바라본답니다. ⠀


오늘 내가 바라봤던 당신. 당신의 서사를 알진 못하지만 바다가 그대의 일상에 깊은 위로가 됐길 바라요. 그리고 외롭지 않은 나날을 보내길 바랍니다. 누구든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