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하영 Jun 23. 2020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른으로 산다는 것

출판사 대표의 마음


20살이 되고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로 방방 뛰며 친구들과 술집을 전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학생의 신분에서 벗어나 성인의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던 시절이었죠. 그렇게 철없는 시절을 보내고 30대를 앞둔 저는 가끔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헛웃음을 내뱉기도 합니다. 뭐 했다고 벌써 30이냐며, 나는 아직 20대 초 같다는 말을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제는 꽤나 짊어져야 할 것이 많아진 인생입니다. 진정한 어른이 된 것일까요? 그렇다면 어른이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요?


여러 상념에 잠기는 20대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때때로 갈피를 못 잡기도 합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기에도 애매하고 자력으로 해내고야 말겠다는 다짐도 숱하게 했기 때문이죠.

멋진 어른의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을 따라 해야 할 것 같고 늘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서 모순이 자라납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른으로 살아가는 어른이가 돼버렸어요. 박수정 작가는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현대인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여유를 부리는 것 또한 어색하고 눈물은 또 점점 많아져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눈물을 흘리고 정작 큰일에는 울지 않는 사람이죠.


예전에는 그토록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왜 지금은 그토록 어린 시절이 그리운지. 이제야 어른들이 했던 말들이 이해가 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현생에 치여 저 멀리 있는 낭만을 꿈꾸며 오늘도 아등바등 하루를 살아가고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어쩌면 이 책은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수정 작가의 산문집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산문집에는 작가의 적나라한 일상과 감정이 촘촘히 담겨 있습니다. 원고를 편집하며 속에 있는 것을 모두 게워내시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죠. 실제로 출간 이후 작가님에게 이런 연락이 많이 왔다고 합니다.


"수정아 너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 난 몰랐어."

"이렇게 솔직하게 써도 돼?"

"그랬었구나. 고생했어."


우리는 어른이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며 살아가죠.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이 책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리뷰를 올려주신 한 독자님은 아무것도 아닌 일에 그만 눈물이 툭 터져버리는 게 꼭 내 모습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요즘 현대인들의 감성상태가 위태롭다는 걸 알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


가끔은 토닥이고 위로해 주는 것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동질감이 주는 위로는 생각 이상으로 큰 힘을 주죠.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진실되고 또 진실되었기에 많은 분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른이 된다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출판사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