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by 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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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원하던 것을 쟁취하고 시련을 휩싸이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었을까. 글쎄,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기에 지금보다 더 암울하고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상처를 견뎌내고 그 이후 만난 인연과 일상이 너무 소중해서 차라리 모든 걸 가지지 못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삶은 늘 아쉬움의 연속. 몇 점 차이로 지는 만년 이등처럼 저 멀리서 일등을 바라보지만, 이루지 못해 목적이 있으며 채우지 못해 성취를 알고 불행을 아는 만큼 행복을 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을 사랑해주는 이가 있지 않은가.


불행하다는 건 한때 행복했다는 증거다. 그 행복을 익히 알고 있으니 다시 만끽하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왜 불운은 당연하고 행복은 뜬구름인가. 거두절미하고 행복에 진심을 다하여야 한다. 과거, 그 일련의 세월은 곧 다가올 행운의 재료이니 더 이상 바라보지 말자 우리. 고개가 돌아가는 만큼 하루의 색도는 점점 어두워질 것이다. 그러니 다가올 내일과 오늘의 공기를 사랑하자. 그러다 보면 내 삶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안다. 뒤돌아보는 걸 참기 힘들다는 걸. 하지만 삶의 천행만복은 과거에서 오지 않는다. 그리움과 회상만 먹고살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오늘을 만끽하자. 주변을 둘러보고 쓸데없이 쥐고 있는 걸 하나 둘 놓아본다면 하루는 길고, 사랑할 것은 천지에 있을 것이다.

그때 불행했었기에 이제 행복할 자격이, 사랑받고 사랑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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