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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하 Jan 11. 2019

16. [수학 논리] 공평하게 나누기

수학적인 엄밀함을 바탕으로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생각한다

공평하게 나누기 1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A가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B가 이기는 상황과 같은 내기를 하고 있다. 세 번을 먼저 이기는 사람이 판돈을 모두 갖기로 했다. A는 두 번 이겼고, B는 한번 이겼다. 그런데,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할 수 없게 되어 현재의 상황에서 판돈을 공평하게 나누기로 합의했다. 

확률은 도박과 연관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문제의 상황도 도박의 상황이죠. 도박을 하다가 약속한 게임이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을 때, 중간에 판돈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인 겁니다. 이 질문에 16세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2:1로 판돈을 나누는 것이 가장 공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7세기에 파스칼과 페르마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 문제에 기존의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제시합니다. 



판돈을 2:1로 나눈 사람들은 지금까지 3차례의 게임 결과만을 가지고 돈을 나눈 겁니다. 하지만, 파스칼과 페르마는 ‘할 수 없었던 게임을 실제로 계속했다고 가정했을 때 나올 수 있는 결과’을 가지고 돈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A와 B가 게임을 이기는 확률을 계산한 것이죠. 파스칼이 했던 확률 계산을 같이 해볼까요? 


현재 A는 2번 이겼고, B는 1번 이겼습니다. A는 1승이 추가로 필요하고 B는 2승이 추가로 필요하죠. A는 네 번째 판에서 이겨서 3승을 할 수도 있고, 네 번째 판에서는 져도 다섯 번째 판에서 이겨서 3승을 채울 수도 있습니다. B가 3승을 거두는 방법은 네 번째 판도 이기고 다섯 번째 판도 이겨야 합니다. A와 B가 한 판을 이기는 확률이 1/2로 같다면 A가 네 번째 판을 이기거나 또는 네 번째 판에서는 져도 다섯 번째 판에서 이기는 확률은 1/2 + 1/4 = 3/4입니다. 반면 B가 네 번째 판도 이기고 다섯 번째 판도 이길 확률은 1/2 X 1/2 = 1/4입니다. 결론적으로 A와 B가 각각 승리할 확률은 3/4 : 1/4, 즉 3 : 1입니다. 이렇게 A와 B가 이길 확률을 계산해보면, 판돈은 3 : 1로 나누는 것이 공평한 것입니다.

베르누이(Jacob Bernoulli, 1654~1705)는 자신의 책에 파스칼과 페르마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다루었던 위의 문제를 소개하며 확률에 대한 개념을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박을 하면서도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을 생각했다는 것이 재미있네요. 무엇이 더 공평한지 수학을 통하여 확인한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공평하게 나누기 2

3명의 친구 A, B, C가 식당에서 접시 닦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들은 9박스의 접시를 닦아야 했다. 그들은 각각 박스 3개씩 나눠서 접시를 닦았다. 그런데, 갑자기 A가 사정이 생겨서 접시를 못 닦게 되었다. 결국 B가 5박스, C가 4박스의 접시를 닦았다. 다음 날 A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선금으로 받은 아르바이트 비용 9만 원을 공평하게 B와 C에게 나눠주겠다고 했다. 

이 질문을 들으면 당연히 B와 C가 5박스와 4박스의 접시를 닦았기 때문에 B가 5만 원, C가 4만 원을 나눠가져야 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B와 C는 자신의 몫으로 각각 3박스의 접시를 닦아야 했습니다. 그들이 추가로 닦은 A의 접시는 B가 2박스, C가 1박스인 것이죠. 따라서, B와 C는 2 : 1로 A의 몫을 나눠야 합니다. 결국 B가 6만 원 C가 3만 원을 갖는 것이 논리적으로 틀리지 않고 공평하게 A의 몫을 나누는 것입니다. 



공평하게 나누기 3

3명의 친구 A, B, C가 함께 여행을 떠났다. 한참을 걸어서 배가 고파진 친구들은 중간에 쉬면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꺼내놓았는데 A는 빵 3개를, B는 빵 5개를 내놓았다. 미처 음식을 준비하지 못한 C는 아무것도 내놓을 수 없는 대신 빵 값으로 8천 원을 내놓았다. 세 사람은 8개의 빵을 똑같이 나누어 먹었다. C가 내놓은 8천 원을 A와 B가 나누어 가져야 하는데 어떻게 나누어야 공평하게 나누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빵 8개의 값이 8천 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빵 3개를 내놓은 A은 3천 원을, 빵 5개를 내놓은 B은 5천 원을 갖는 게 옳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C가 내놓은 빵 값 8천 원은 전체 8개의 빵에 대한 값이 아니라 자기가 먹은 빵에 대한 값이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8천 원이 천체 빵의 값이라고 한다면 C만 빵 값을 내는 것이니까, 공평하지 않은 거죠. C는 자신이 먹은 빵에 대해서만 값을 내는 것이 맞습니다. 


빵 8개를 3명이 똑같이 나누어 먹었으니까 한 사람이 먹은 빵의 양은 8/3개입니다. 빵 8/3개에 대해 8천 원을 냈으니 빵 1/3개가 천 원이고, 빵 1개의 값은 3천 원입니다. 


A는 내놓은 빵 3개 중 8/3은 자기가 먹었고 C가 먹은 양은 1/3입니다. 그러니 A에게 줄 돈은 빵 1/3에 해당하는 1천 원을 주면 됩니다. 반면, B는 자신이 내놓은 빵 5개 중 8/3은 자기가 먹었고 나머지 7/3은 C가 먹었습니다. 그러니 C가 B에게 줄 돈은 7천 원이 됩니다. 즉, A에게 천 원 B에게 7천 원을 나눠주는 것이 맞습니다.



박종하

mathia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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