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앨런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 X의 유인 우주선 크루-2가 성공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이하 ISS)에 도착했습니다. 스페이스 X와 NASA는 발사 약 4시간 전부터 유튜브로 생중계했어요. 우주비행사들은 발사 약 2시간 반 전부터 우주선 안에 앉아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데요(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어쩌죠?), 그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어색하면서도 허전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연히 우주비행사들은 헬멧을 쓰니까 마스크를 안 쓰겠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헬멧이 바이러스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우주복의 헬멧은 일반적인 헬멧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불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어쨌든 관계자들이 안전하다고 판단했기에 마스크 없이 발사 준비를 했을 겁니다.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과학이나 기기, 의료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언해야 할 일도 많아서 스피치 수업도 받아야 합니다. 우주 생활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무중력 상태 훈련, 원심력 훈련, 3D 훈련, 수중 훈련도 하죠. 이런 훈련들은 혼자서 할 수도 있지만, 우주에 혼자 가는 게 아니기에 지원자들 또는 팀원과 함께 훈련을 받게 됩니다. 코로나 때문에 함께 훈련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들은 어떻게 훈련을 받았을까요?
어떻게 훈련했을까?
지난 11월에 크루-1을 타고 ISS에 방문한 섀넌 워커와 세 명의 우주 비행사들은 개인 훈련이 가능한 경우엔 각자 훈련을 했다고 해요. 네 명이 한 공간에서 훈련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 두기를 하며 훈련을 했다고 하네요.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서도, 코로나바이러스를 ISS에 가져가서도 안 되기 때문에, 섀넌 워커는 발사 3주 전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번에 크루-2를 타고 간 우주비행사들도 발사 2주 전부터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출퇴근하거나 학교에 가야 하는 동반인이 있다면 NASA의 우주인 격리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했고요. 코로나 검사도 두 번 받았다고 하네요.
우주인도 코로나 백신을 맞았을까?
크루-2를 탄 네 명의 우주 비행사들은 모두 코로나 백신을 맞았습니다. 4월 초에 러시아의 유인 우주선 소유스 MS-18을 타고 ISS에 도착한 우주 비행사 3명도 코로나 백신을 맞았죠.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궁금하시죠? 다른 나라의 우주비행사는 정보를 찾을 수 없었지만(미국에서 맞았다면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았겠죠?) 러시아 우주비행사는 스푸트니크 V를 맞았다고 하네요.
우주에서 몸 상태가 어떤데요?
NASA는 ISS에서 약 1년간 머문 우주 비행사 스콧 켈리의 신체 상태를 연구했습니다. 스콧 켈리는 우주에 다녀온 후 근손실이 생겼고 골밀도가 낮아졌으며 바이러스를 초기에 방어하는 혈액 내 세포 수도 적어졌대요. 면역 능력이 감소한 것이죠. 우주에서 4개월간 생활했던 제리 리네거 박사도 우주에 다녀온 후 ‘예전보다 아플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대요.
이외에도 무중력 상태는 척추 마디를 늘려 키를 조금 커지게 만들고, 다리와 복부의 혈액이 심장과 머리 쪽으로 이동하여 얼굴이 부을 수 있어요. 반대로 다리는 점점 가늘어지고요. 또한, 시력에도 문제를 겪은 우주인들도 있답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문제들의 원인으로 우주방사선과 무중력, 그리고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꼽고 있어요.
(* 스콧 켈리는 마크 켈리와 함께 쌍둥이 우주비행사입니다. 둘의 신체 변화를 비교한 연구도 매우 흥미롭답니다! 관련기사 보러 가기)
ISS에서 아프면 어떻게 하나요?
ISS에서는 헤르페스나 수두,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는 일도 발생했는데, 무중력 환경은 바이러스가 더 쉽게 전파하게 만듭니다. 지구에서는 중력 때문에 바이러스가 바닥에 떨어지지만, 중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바이러스가 둥둥 떠다니니까요. 창문을 열어 환기라도 하면 참 좋을 텐데, ISS에는 그럴 수 없잖아요. 그래서 헤파 필터로 공기를 정화하고 있대요.
만약 승무원이 감기와 같은 전염병에 걸렸다면 어떻게 할까요? ISS 내 공간은 한정적이지만 어쨌든 환자와의 격리가 필요합니다. 한 상기도 감염(코, 인두, 목구멍, 후두 등에 발생한 감염) 증상이 있었던 승무원은 증상을 보이는 동안 수면 구역으로 격리되었고 격리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요. 그리고 치료를 위해 유기체를 배양했다고 하는데요, 지구에 있는 담당 의사가 적절한 판단을 내리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또 우주에선 바이러스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알아볼 수도 있고요.
코로나바이러스로 우주비행사의 훈련과 생활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죠? 그건 우주인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별것이 아니기 때문이 아니라, 이전부터 우주에 바이러스를 가져가지 않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일 겁니다.
5월 2일 약 오후 4시, ISS에서 약 5개월 반의 시간을 보낸 4명의 우주 비행사들은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습니다관련기사. 그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크루-2를 타고 간 우주인들이 돌아올 때쯤엔, 지구 역시 코로나로부터 벗어날 수 있길 바라봅니다.
Copyright 2021. 아스트로캠프 이주원 연구원 All right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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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Kasandra Brabaw, "NASA astronauts in space talk coronavirus and more with the CDC", Space.com, 2021
2. Linda Herridge, "SpaceX Crew-2 Astronauts Enter Quarantine for Mission to Space Station", NASA, 2021. 4. 13
3. "우주인의 면역체계…활동 과잉 상태", 연합뉴스, 2019. 2. 18
4. Ashley Strickland, "Spaceflight is activating herpes in astronauts", CNN, 2019. 3. 20
5. Chelsea Gohd, Getting sick in space: How would NASA handle an astronaut disease outbreak?, 2020
6. 조승한, "민간 우주선 귀환 성공… 상업 우주시대 열린다", 동아일보, 2021.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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