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하여

by Minnesota

문득 결혼에 대하여 글을 쓰고 싶어졌다.


친구 하나는 나를 만날 때마다 '결혼하니까 어때?'라고 묻는다.


내 답변은 항상 같다. "좋아."


사실 길게 설명할 필요성도 못 느낄 정도로 미혼보다는 기혼인 상태가 난 더 좋다.


20살부터 연애를 시작해서 줄곧 결혼할 남자를 만나기를 기다렸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이도 우여곡절 끝에 좋은 사람 만나 정착한 지금의 내 모습이 나는 좋다.


똑같은 질문을 하는 그 친구는 현재 남자친구와 7년? 정도 연애를 하고 있다.


그 두 사람의 결혼 이야기가 나온거는 아마 4년 전부터였을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데 왜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결혼이란 것을 지금까지도 미루고 있다.


한 번인가 결혼 준비 잘되가냐는 내 질문에 알아서 준비 잘한다라는 식의 날 선 반응을 보이길래 더 이상 그런 질문을 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경제적 이유겠구나 짐작은 하고 있다만 글쎄다.


아무리 연애하는게 좋고 두 사람에 대한 확신이 확고해도 결혼이란 결실을 맺지 않고 연애중인 타이틀로 계속 가는게 좋을지 나는 잘 모르겠다.


연애와 결혼은 확실히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항상 나에게서 같은 대답을 듣건만, 왜 항상 같은 질문을 하는지도 나는 의문이다.


결혼해서 좋다는 내 대답에 그 친구는 그래 너는 결혼하니 훨씬 보기 좋아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던 것 같다.


그러면 알면서 왜 묻니라고 하고싶지만 그냥 넘겼다.


그 친구는 알까? 나에게 하는 똑같은 질문에 질려서 더 이상 만나기조차 꺼려진다는 사실을.


본인과 본인의 남자친구는 천생연분이며 절대 싸우지도 않고 남자친구가 항상 먼저 결혼을 언급한다고 하던데, 글쎄다.


모든 커플은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고 각각의 아름다운 방식으로 만난다. 어떤 커플만 유일무이하게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고 본다.


그런 말을 하는 걸 들을 때마다 굉장히 독단적인 사고 방식으로 살아가는 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벌써 7년을 넘겨 8년째 연애를 이어나가게 될 내 친구에게, 글로나마 하고 싶은 말을 하려 한다.


결혼해서 좋으냐는 질문은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아 친구야.


잘 지내고 있으니 좋아 보이는 것일테고, 질문하는 너도 이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니까.


도대체 무엇이 그리도 두려워서 못하고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결혼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마음이 식기전에 얼른 하는게 좋을 것으로 보여.


나도 너도 너의 남자친구도 모두 결국은 평범한 사람이니까. 영원한 것은 없거든.


친구니까 너한테 보여준 내 다이아 반지를 보면서 왜 굳이 이런걸 보여주니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질투가 날 만한 일도 아니지 않니.


프로포즈가 받고 싶으면 나한테 신경질내지 말고 니가 그렇게 사랑하고 아끼는 니 남자친구에게 속시원하게 말을 해.


너도 다이아 반지도 받고 싶고 정식 프로포즈도 받고 싶다고.


10년 넘게 봐왔는데 변하는게 없는 네 모습을 볼때마다 나는 바꿀 생각이 들지 않고 참 갑갑하구나라는 느낌을 받아.


그래서 아무래도 마지막 만남 이후로 내가 굳이 너에게 먼저 내 일상을 공유하거나 너에게 연락을 할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왜냐면 말이야, 결혼해서 좋고 지금 내 상태에 나는 충분히 만족하거든.


자격지심을 좀 내려놓고 나에게 네가 나중에 연락한다면 그때는 한번 대화든 만남이든 고려해볼 수 있겠다.


올해 나의 연말에는 딱히 네가 없을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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