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에서 오는 지루함

by Minnesota

예전부터 '안정감'이 최우선의 목표였던 사람이 바로 나다.


이게 요즘 유행하는 mbti에서 내 유형의 기질일 뿐일 수도 있다.


어찌됐던 나는 항상 안정적인 삶을 꿈꿨고 20대 중후반엔 왜이렇게 그 안정이란게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하고 하늘도 원망했던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나는 이래저래 어떠한 사유로 인해 나와버렸다.


그러고선 하염없이 걷고 또 걷는 시기를 거쳐 다시 어딘가에 정착했다.


연애도 마찬가지였다. 초창기 연애가 주는 즐거움이 조금씩 식으면서 안정적인 연애 대신 헤어짐으로 도달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안정적인 상태이다.


직장도, 연애도. 연애가 아니라 이제 기혼자인 나에겐 '결혼생활'이 되겠다.


며칠 전에 엄마에게 대학원을 다니고 있고 곧 논문심사를 받을 예정임을 알렸다.


바로 옆에 있던 아빠도 같이 이 소식을 들었다.


오늘 남편이 장인, 장모에게 연락을 드리자 엄마 아빠는 남편에게 대학원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했단 이야길 했다.


내가 다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엄마는 새 차 계약한 것과 관련해서 그냥 아빠가 다해준다고 했다고 말하더라.


나는 됐다고 했다. 아빠가 너 대학원 하느라 고생했으니 너네 돈 내지말고 전액 다 우리가 해주겠다고 했단다.


나는 이제 그만 받고 싶다. 계속해서 지원받는 일도 지치는 일이다.


그냥 오롯이 내가 벌어 내가 하는게 더 편한일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많이 지원 받았고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 할 때가 된 것이란 생각이다.


하여간 요즘 들어, 안정감에서 오는 따분함, 지루함이 느껴질때가 있다.


이번 주말처럼 딱히 할일 없이 보내는 시간에는 특히 그 따분함이 크게 느껴진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한다. 그렇게 따분하고 지루한게 어찌보면 가장 평화롭고 안정적이고 행복한 시기라고.


나도 그걸 잘 안다만은, 커피를 3잔을 마셔도 그 따분함이 지워지지 않을 때는 좀 지치기도 한다.


지친다는 표현이 알맞지 않은 것 같지만 뭘로 표현해야 할진 모르겠다.


산책도 하고 남편이랑 커피마시러도 가고 외식도 하고 다 하는데 가끔은 따분함을 더 뭘로 채워야하나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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