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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by Minnesota


3과목 중 1과목만 아직도 점수가 인떴다.

내 지도교수님 강의다. 챗지피티한테 물어보니 성적 입력 마감일이 오늘 자정까지다.


오늘도 할일이 없어서 점심엔 응봉산까지 걸었다. 더웠다. 가져간 도시락을 헤치웠고 돌아와서 우연히 첫 남자친구가 산업은행에 재직중이란 사실을 알았다.


그 친구는 고대 인문계열에 합격했다가 반수해서 연대 상경으로 옮긴 애다. 일년 반을 만났지만 마지막엔 거의 개막장이었고 우리는 정말 순수하게 만나다 헤어진 사이다. 내가 원하지 않았기에 몸은 안섞었다.


이제는 결혼한지 오년차라 이런 얘기 하는 것도 딱히 거북스럽지도 않다. 내일은 내 상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상사가 연차거나 오후 반차다.


남편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냥 문득 그렇다.


할게 없으니 이상한 데에 생각이 쏠린다.

나도 힘겹고 이런 나를 상대하는 남편도 지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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