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소소하게 일을 하며
동기와 메신저로 잡담을 하며 들춰본 기사 중에
실업률 '최최악' 관련 기사를 봤다.
최악이란 기사를 25살에 첫 직장 입사한 이래로 줄곧 봐왔지만 이번엔 정말 심각한거 같다.
누군가는 대기업에 입사해서 5시에 퇴근한다.
부러워서 오늘도 5시 퇴근이냐 물으면 그렇다고 하지만, 끝나고 보험사랑 회식해서 결국은 집에 12시에 들어간다.
반면에 나는 그냥 끝나면 바로 퇴근해서 기차타고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 집에 간다.
한동안 줄기차게 이어오던 퇴근 후 가벼운 만남에도 흥미를 잃었다.
집에와서 엄마가 차려준 밥 먹고 침대에 드러누워 심슨을 보다가 잠든다.
금요일 무렵에는 하기 싫은 대학원 숙제를 오분 만에 해치워버린다. 사무실에서.
토요일엔 셔틀버스를 타든 ktx를 타든 세종으로 와서 대학원 수업을 듣는다.
중간 중간 지루함을 느낀다.
복에 겨운건가 내가?
어제도 부모님은 실업률 이야길 하시면서 얼마나 넌 다행이니 라고 말씀하신다.
맞는 말씀이다.
내가 언론사에 들어갔으면 이런 칼퇴는 꿈도 못 꿨을테고, 내가 그대로 세종에 있는 첫 직장에 다녔더면 지금쯤 우울증 약을 먹고 있었을테다.
새 발령지에서 사고뭉치임을 벌써 입증했지만
다행이도 팀장님은 한번은 눈 감어주셨고
지원 대상자의 압류 통장에서 삼백만원도 되찾았으며
본사 근무땐 아무랑도 이야기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던 내가 지금은 친해진 동기와 매일 재미나고 소소하고 의미없지만 그래도 든든함을 느끼게 하는 대화를 나눈다.
나는 매주 수원으로 세종으로 여행을 다닌다.
때로는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 부러움을 느끼지만
때로는 내가 누리고 있는 현재에 감사한다.
매일 보는 엄마아빠 얼굴에 안도감을 느끼고
맛없다고 투덜대도 집에와서 먹는 밥이 좋고
지루한 길이어도 토요일 하루만 오는 세종에서 보는 조용한 풍경이 좋다.
그래도 이정도면 잘 살고 있는거 같아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