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자꾸 화를 내는 걸까

by Minnesota

누구를 만나든 나는 화를 잘 냈던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재작년 2월에 헤어졌던 사람은 헤어지는 날 나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성질 좀 죽여 그래도. 너 화내는거 받아줄 남자 몇 없어."


그 말에 웃으면서 알겠다고 했었다. 그러고선 약 9개월 정도 그렇게까지 화낼만한 대상 조차 없었다.


중간에 사귀긴 했었지만 그 사람한텐 애초에 화낼만한 일이 생기지 않았다. 기대를 안 했으니깐.


지금 새로운 사람을 다시 만나면서 나는 최대한 화를 안내기로 마음 먹었었다.


그랬지만 한 달이 안되 벌써 두 번째 화를 내게 되었다.


첫번째엔 본인의 잘못이기도 했고 확실하게 사과를 하고 그런 일 없겠다 하고 종료가 됐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번엔 나도 이런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지고 끝나버릴진 몰랐다.


평소처럼 대화하고 있었다. 평소처럼 그 사람이 퇴근하고 전화를 걸었고 나는 전화를 받았다.


서로 뭘 먹었는지 뭘 했는지에 대해 '겉으론' 평소와 다를 바 없었지만, 서서히 나는 기분이 안 좋아졌다.


왜냐하면 딱히 월요일 사건 이후로 변한게 없단 생각이었고 일주일을 기다려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껏 한다는 소리가 집에 가자마자 외식을 하러 나가야 하고 두 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 된댄다.


(지금 2시간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 아무 말도 없다.)


그리고 내일 오전에는 병원에 들러야 한단다. 발이 아프대나.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서서히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확 질렀다. 너는 왜 니 스케쥴에 항상 나를 끼워맞추기식으로 행동하냐. 나는 너 자투리시간에 넣는 사람이냐. 니가 쉬는 휴일에만 보면 되는거냐. 왜 항상 이런 식이냐. 내가 언제까지 이게 가능할 지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그 사람은 처음엔 그게 아니다 아니다 라고 얘기하다가 내가 듣지 않는걸 알았는지


본인은 현재로선 해결할 방법이 없고 본인이 나에게 자신의 스케쥴에 맞춰달라고 부탁한적이 없다며,


본인이 연락을 하더라도 보고나서 그런 기분이 들면 대답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냐고 한다.


거기서 2차로 화가 치밀었다. 기깟 내가 기분이 상한걸 얘기하니 거기다 대고 한다는 소리가 해결책이 없다느니 그런 내용이었다.


게다가 마지막엔 더더욱 가관이었다.


이 싸움이 있기 전에 오늘 회사에서 생각해봤는데 우리 둘다 서로 호흡을 고르는게 필요한 거 같단 생각을 했댄다.


호흡을 고른다는게 뭔말이냐 물으니, 본인은 그냥 그동안 내가 좋아서 달려왔고 그렇게 하면 다 될 거라고 생각했댄다.


그런데 자꾸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거보면 그런거 같지 않고 본인도 맨날 우리가 이렇게 끝나자마자 통화하고 하는게 과연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게 아니라, 본인이 이젠 그냥 처음처럼 막 불타오르는게 아니니까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건 아니라며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결국 중간에 가족 외식이 있었기에 전화를 끊었고 나는 그 사이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어떻게 며칠전엔 이제 싸울일은 절대 없을거라며 카드랑 꽃을 줬던 사람이


이런식으로 말을 할 수 있을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본인이 말했던 2시간이 이미 지났는데 연락 한 마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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