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대구에 와 있다.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직종 대상 워크샵이 있기 때문이다.
좀 쉬고 싶었다.
회사 일도, 부모님도, 남자친구도 좀 멀찍이 떨어뜨리고 싶었다. 나로부터,
예전엔 니나처럼 살고 싶었다. 독일 여성 작가가 썼던 책의 주인공. 생에 한가운데의 주인공 니나.
나도 니나처럼 쓴 커피를 좋아하고 삶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있는 여성이다.
그렇게 대구에 왔지만 여전히 나는 저멀리에 내던져두고 싶었던 것들로부터 나를 온전히 떼어내길 망설였다.
내 의지라는 것은 참 모호하다.
하루 동안 이동을 하고 수업을 듣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남자친구와의 말다툼을 이어갔다.
밤에는 룸메이트의 코 고는 소리에 한 숨도 못잤다.
좀 혼자있고 싶었다.
한숨도 못 잔체 예정된 시간에 호텔 조식을 먹었다.
나는 오늘은 호텔에 남아있기로 마음먹는다.
창밖은 우울하다. 꼭 내가 시애틀에 갔던 2월 같다.
비가 오진 않지만 비올때마냥 하늘이 일그러져있다.
서점에 가야지 말로만 하다가, 대구 지하철 역에서 알라딘 중고서점을 발견하고는 사려고 했던 책 두권을 순식간에 사버렸다.
9:30이 되자 룸메이트도 수업을 들으러 갔고 나는 욕조에 물을 받는다.
따뜻한 녹차에 책을 읽다보면 다시 잠들고 싶어지겠지.
오늘은 외부와 나를 분리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