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느닷없이 책상 정리를 하게 됐다.
단순히 정리정돈이 아니라 내일부터 안 나오기 위해 정리를 했고 남자친구 차에 몇 안되는 짐꾸러미를 넣고 집으로 향했다.
별로 할 말이 많진 않았다. 더웠고 얼굴이 빨개져 있었고 마비된 듯한 기분이었다.
우리 집 앞 호프집에서 골뱅이 소면에 생맥주에 치킨을 먹었다.
속에 욱여 넣었는데 잘 들어가지 않았다.
맥주로 씻어내고 다시 먹었다. 그러고선 까페에서 거의 졸 지경에 이를때까지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11시까지 통화를 했던 것 같다. 점차 마비가 풀렸다.
오늘, 아침에 눈을 떴다. 세상은 여전히 더웠고 나는 갈 곳을 잃었다.
부모님은 고향에 내려가신다. 난 별말 없이 있었다.
네이버에 무작정 동네 근처 철학원을 찾아서 사주를 보고왔다.
그래도 속이 안풀렸다. 더 울어야 하나보다.
그래서 또 다른 사람에게 사주를 봤다.
그렇게 하고선 전화번호를 변경했다.
새롭게 시작하고싶어서. 그러려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게 이것 뿐이어서.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하고싶은게, 먹고 싶은게 전혀 없다.
헤어지고 싶다. '무'로 돌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바뀐 연락처도 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세상과의 연을 단절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