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28
나쁜 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니가 없는 세상.
너를 보내고 곰살맞게 살아가는 삶이 징그럽다.
입속에 질근질근 씹히는 모든 것이 네가 두고 간 추억이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
내가 조금만 이기적이었다면, 그랬다면 나중에 보자는 니 말을 듣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여전히 일을 하고 잠을 자고 구역질 나게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
문득 차오르는 눈물이 원망인지 분노인지. 날 것 같은 내 삶에 온기 같던 너의 미소를.
숨겨둔 아픔을 보이더니 가버렸어. 만나자고 하고선 가버렸어. 보고 싶다고 하더니 가버렸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너의 마지막 외로움을 나는 아는데,
나쁜 년, 나더러 어떻게 하라고,
이 슬픔이 니 아픔만 하겠니,
이 분노가 니 마음만 하겠니,
미안하다. 친구야, 무딘 친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