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trooos Jun 23. 2021

그래도 느낌은 뜨문 남은 여행기

정보는 없구요. 사진이랑 냄새만 조금 남아있습니다.


새로운 여행이 삶을 계속 채워줄 것이라 생각했었다. 언제나 편하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여행이었다.

우리 둘에게 해외 여행이란, 금요일 저녁에 치킨먹다 갑작스레 정할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이 낮은 것이었고,

준비단계부터 차곡차곡 여행을 음미할 줄 아는 와이프와 낯선 길 걸어보기 선택하기 중독자인 나는 자주 여행을 떠났다. 


그러다 첫째 아이가 생겼다. 조금 크면 다시 떠나자며 웃었다. 그러다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약간 웃음끼가 가셨다. 그리고 둘째 아이가 생겼다. 집 앞 편의점같이 쉬웠던 해외 여행은 이제 전설속의 유적 마냥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그래도 사진은 남아있다. 여행지의 냄새라도 날까싶어 낡은 앨범아닌 먼지낀 외장하드를 볼에 비비며 사진을 꺼내본다. 그 곳에 어떻게 갔는지, 어느 건물을 돌아 몇 번 버스를 탔는지는 이제 떠오르지 않지만 그래도 사진의 앞과 뒤의 이야기들은 남아있다. 운이 좋으면 그 곳의 냄새도 조금 날 것 같다. 


출장도 여행처럼, 동티모르 로스팔로스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