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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튜 Nov 02. 2015

브런치를, 시작하다.

나는 왜 브런치를 하게 되었나.

브런치, 오랜만에 새로운 시작이다.


오랫동안 운영해온 워드프레스 블로그도  있는데, 굳이 브런치로 옮겨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약간의 트렌드 같이, 미국의 medium.com과 비슷하게 만든 다음카카오의 브런치에 글을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좋지만, 그렇게 된다면 본 블로그는 버려야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해봤을 때 브런치로 온다는 자체는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변화와 정리가 필요했다.


워드프레스나 티스토리 등의 블로그는 카테고리와 태그 기반으로 운영된다. 물론, RSS 또한 중요한 콘텐츠 쉐어의 수단이다. 잘 사용한다면야 카테고리 등이 좋은 수단이지만 나같이 산만한(!) 사람에게는 카테고리가 되려 역효과가 될 수 있었다. 

matthew.kr 블로그의 카테고리들. 무려 30개나 되는 카테고리를 자랑한다 (...)

하나 둘 글을 쓰다 보니 쓸모없는 카테고리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나 예전엔 흥미 있게 보던 기술들이 점차 삶에서 사용되지 않았을 때, 그것을 간직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를 생각해 봤을 때  또다시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점차 블로그가 정체성을 잃고, 인터넷에서의 나를 대변하고자 하던 수단이 혼란스러워 지자 나 스스로도 정체성을 잃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그런 카테고리가 없다. 나도 사실 브런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잘 모른다. 하나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글에만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글들이 의미를 가지게 만드는 것 같다. 굳이 이것이 일련의  시리즈화될 필요도 없고, 특정 카테고리에 소속될 필요도 없다. 다만 글을 꾸준히 쓰게 만들 수는 있는 것 같다. 


특히 글쓰기 툴 자체가 내 생각엔 기본 기능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responsive 한 콘텐츠가 생성되는 것 같다. 집중하기도 좋고.. 맥에서 내가 주로 쓰던 글쓰기 툴인 Omm Writer와도 엇비슷한 느낌이다. 그 만큼, 깔끔하고 글쓰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필요한 플러그인이 있으니, 굳이 코딩을 쓰지 않는 한(Syntax Highlighter 가 없으니..) 어느 정도 정서와, 전문성을 갖춘 글을 생산하기에는 충분할 것 같다.


다루고 싶은 내용에 대한 고민

생각해보면, 근래 들어 내 글들은 세 가지 정도로 구분되었다. 미국 유학, 풀 스택 프로그래밍, 그리고 미국에서의 생활 즉 근황이었다. 이 세 가지 이외에는 사실 약간의 습관화를 위해 작성된 글들에 불과했다. 특히, 여행을 많이 다닌 만큼 여행과 관련된 포스팅을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점차 나도 목적성 없는 워드프레스에 많이 흥을 잃었고, 그저 2008년부터의 오랜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남겨두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브런치란 것이 생소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주제는 정해야 했다. 브런치 전체가 하나의 큰 카테고리와도 같으니깐. 글쎄, 생활 얘기를 쓰고자 "미국 이야기" 이런 식으로 정해보니 상당히 추상적이기도 하고 개성이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글을 쓴다는 자체는 어느 정도는 독자를 위한 도움을 주고자 하는 방향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남들과 비슷한 문제에 봉착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어떤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가 라는 것이 가장 알맞은 생각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스스로의 문제점들을 짚어봤다. 


1) 철저한 자기관리

나는 다른 일반적인 사람보다는 조금 많이 산만하다. 때문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개인 데이터가 중점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2) 개인 브랜드

메튜장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면서,  "메튜랩"이라는 나의 개인 브랜드를 통해 차별적인 전체 살아온 삶과 앞으로의 인생 목표를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차적으로 세계 속에 "저런 유별난 한국인도  있구나"라는 것을 세계여행을 하며 알리기도 한다.


3) 풀 스택 프로그래머

한국에서의 몇몇 개발경험 끝에, 풀 스택 프로그래머가 되어야지만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느껴왔었다. 근래 들어 워낙 실력 좋은 개발자 분들이 많아서 하나만 잘해서는 안되고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까지도. 내 책의 제목도 "풀 스택 프로그래머를  위한.."으로 시작할 정도로, 개발자의 대우를 위해 풀 스택 프로그래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풀 스택으로 만드는 과정과, 이에서 오는 남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


4) 하늘, 별, 태양, 프로방스, 로제 와인, 끌로이 그리고 가족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과연 그게 돈이 될 수 있을까. 가장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그건 다름 아닌 사랑이 아닐까.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들, 나를 감동 속에 눈물을 자아내게 만들고, 새로운 이상 속 세상에 다다르게 만드는, 스스로 생각하던 예술적 길에 나를 이끌어주는 그런 것들. 여행을 다니며, 스스로 느껴왔던 그런 아름다움을 느끼며, 더 가까이 살아가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스스로의 예술과,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이런 모든 것들이 나를 이곳, 실리콘밸리로 오게 만들었다. 세계 유수의 IT기업이 밀집되어 있는 이곳, 모두들 환상적인 근무환경이니, 연봉이니, 재택근무니.. 이런 것들에서 이곳의 사람들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여기지만, 나는 조금 다르다. 이들은 모두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지금의 자리를 차지한, 그야말로 성공의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이 있는 이곳이야 말로, 내가 스스로 예술과 사랑을 인생의 목표로 하며 평생 좋아하는 개발하며 살아간다고 쳤을 때 이 만큼 좋은 본보기가 있을까. 


그런 삶의 방향을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 이곳, 브런치에서의 목표이다. 실리콘밸리에 있으면서, 지금은 아직 학생에 불과하지만 점차 만들어 가는 네트워크의 과정에서, 남다른 그들의 노력을 관찰하고 이를 스스로에게 반영하고자 한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혹여나 있을 독자분들이 조금은 더, 만약 지금의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저런 세상도 있구나 라고 느끼며 한편으로는 사랑하며 예술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아마 그것이, 나의 가장 큰 브런치를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이곳 브런치와 함께하는 미국의 생활이 나를 그곳, 한때 라벤더와 로제 와인으로 가득했던, 프로방스로 다시금 데려다 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자 이제 글을 써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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