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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튜 Nov 06. 2015

자기브랜드에 대한 고찰

자기브랜드의 본질은 무엇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자기브랜드인 Matthew LAB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2000년에 나 스스로 하는 모든 프로젝트의 통합이라고 생각한 이 '자기브랜딩' 과정이, 이렇다 할 대외적인 성과는 없지만, 스스로에 대하여 내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이고 이에 대한 어느정도의 로드맵을 만든 것 자체로 일단은 만족하고 있다.


1인기업을 접하다

내가 처음 자기브랜드, 즉 1인기업에 대해 접하게 된 것은 세번째 직장에서였다. 일종의 IT인력소개 업체였는데, 기업의 SI 프로젝트를 의뢰받아다 프리랜서들을 모아서 팀을 꾸리고 작업을 진행해 나가는 판국이었다. 회사에서는 이러한 프리랜서들을 1인기업이라 칭하고, 1인기업 협회를 만들어 지원까지 하였다.


이 과정에서 나는 수 많은 프리랜서들을 만났다. 특히 내가 감명받은 부분은 첫째는 회사에서 왠만하면 늦게까지 있으려 하지 않고 업무시간 중에 일을 집중해서 끝내려고 하며, 둘째는 정말 철저히 시간관리를 해서 한번은 세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분까지도 봤다. 결국, 정말 철저한 시간관리가 몸에 배어있고 스스로에 대한 어떠한 전문성을 홈페이지, 이력서 등으로 다양하게 어필하며 명확한 자신만의 업무 Scope와 때론 풀스택을 겸비한 지식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들을 부러워 했다기 보다는, 그런 부지런한 삶이 내게 필요했다. 정해지지 않은, 그리고 할 수 없는 복잡한 스케줄로 가득했던 스무살 초반의 내 삶에 그들의 생각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의 생활패턴을 철저히 분석했고, 일반 정규직 사원들과 비교해보곤 했다. 당시 내 결론은, 부지런하고, 자기관리와 계발이 중점적이고, 철저히 일 중심적이며, 야근/회식 이 빠져있다는 것이었다. 약간은 뭐랄까, 너무 개인중심적이라 때로는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했는데 그래도 확실한 것은 '자유'라는 것이 수반된 삶이 아닐까 싶었다.


미국여행에서 만난 Geek


3년 뒤, 미국을 여행하던 중 시에틀의 어느 호스텔에서 만난 Steve라는 친구는, Van한대를 구매해서는 알라스카에서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연히 로비에서 식사하던 중 같은방 룸메이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자세히 보니 이친구 랩탑이 예사롭지 않았다. 램이 16G나 되던 나름대로 초고사양의 레노버 랩탑이었다. 


한눈에 봐도 Geek라는 생각이 들어 얘기하던 중, 이 친구는 UPenn의 컴공과를 졸업하고 졸업 이후 IBM, 오라클 등에서 오퍼를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었다. VPN을 통한 원격 컴퓨터에서, 주로 서버를 관리하며 다양한 소스코드를 관리하고 개발하더라. 페이는 꽤 된다고, 의식주와 벤 유지비 정도는 해결된다고, 그러면서 몇 년이 걸려도 좋으니 이 벤과 함께 아메리카 전 대륙을 여행하고 싶다고 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 시각에야 이런 삶은 조금 나이가 들어서나 가능하다고 싶을 것이다. 어느정도 사회에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사회의 어떤 하나의 큰 과정을 거치고, 조금 더 자기와 가족과 함께하고 싶을 때 쯤이면 벌써 오십이 다 되지 않을까.. 


미국 여행중에 Steve와 비슷한 친구들을 더러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본 그들의 삶이, 우리나라의 프리랜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내가 원하는 삶의 부지런함과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미국에 가야겠다는 판단이었다.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하다.


결국 나는 나를 끝없이 발전시켜 나갔다. 이 전 과정에 있어서 나는 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내가 하고싶은 많은 것들을 단순히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래도 인생의 어떤 부분에서는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대충 그래도 내가 90까지 산다면, 앞으로 70년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뭔들 하지 못할까. 그 시간에 의미를 붙이고 싶었고, 엑셀을 사용해서 10년 단위로 살고싶은 삶을 작성하며, 쪼개고 쪼개서 실행 가능하게 어느정도 만들었다.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글에 계속하기로 한다. 어쨌든, 저 방법으로 내가 얻은것은, 학점이 2.8밖에 되지 않았던 서울의 일반적인 대학생이 어쨌든 이곳, 선망하던 실리콘 벨리에서 부지런한 사람들 사이에 속해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20대의 내 목표가 '미국 유학'이었으니, 성공한 셈이다. 이 외에도 많은 규칙적인 습관을 가지게 되었는데, 10시 취침 4시기상이라던가, 아침마다 기도와 명상, 일기는 꾸준히 쓰게 되었다. 살도 20kg나 감량했고, 책을 한권 집필하기도 했다. 일주일에 어느 시점이 되면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지까지도 어느정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만남에 대한 욕구나, 술에 대한 욕구. 그런 것을 짐작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던 것이다.


사실 자기브랜드가 그저 평범하게 자유로운, 마치 디지털 노마드와 같은 삶을 바라고 존재한다면 그건 그저 평범하게 프리랜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브랜드란, 결국 자신에 대한 구체화의 과정이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나, 그것 하나를 정의하면서 "나는 과연 누구인가?" 라는 약간은 철학적인 질문에 끝없이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브랜드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물


아래는 내가 그동안 해왔던 브랜딩 과정을 간단히 소개한다. 솔직히 지금와서 보면 많이 부끄럽다. 그래도 겉모습 으로만 치장하려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너무 뭔가 기업의 CI같은 것을 보고 나도 저런게 필요해, 하면서 작성했던 것 같은데(무슨 Tier개념까지..) 스스로를 고찰하기에는 충분했지만 채 절반도 이루지 못한 모습에서, 결국 그게 참 말뿐만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잘난 멋진 로고와 명함을 가진 자기브랜드 있어봤자, 스스로 이룬게 없다면 그건 그냥 허세에 불과하다는 것이 자기브랜드의 핵심이 아닐까.


2002년, 도메인 등록과 학생시절(중~고등학교) 프로젝트를 통합하기 시작. '아이젝트' 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
2006년,  WBS를 통해 개인 프로젝트 관리를 통한 자기브랜드의 관리.
2008년, 아이젝트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정의.
2010년, 내가 하고싶은 것을 tier로 구분하여 각각에 대한 브랜드 네이밍

2011년, 엑셀에 90살까지 하고싶은거 전부 써보고 10년/주간/월간/일간으로 쪼개서 하루하루 한 일들 체크. 이 과정에서 나의 한계를 많이 알게 됨.
2012년, BI 및 명함 제작 = 허세의 발단.
2013년, 하고싶은 일의 가지치기. 내 삶에서는 이 모든것을 할 수는 절대 없다는 것을 느낌.


2014년, 모든 서브브랜드 통합 및 브랜드 네이밍 변경(아이젝트 -> 메튜랩) 하나에만 집중하자.
2015년, matthewlab.com 등록 및 나에 대한 데이터 시각화 시도.


그리고 지금은 본연의 메튜장으로 돌아와서,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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