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꾸준히 글을 쓰고싶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글을 쓰면 마음이 정리된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글을 쓰기 시작하고, 글을 쓰다보면 내 머릿속의 생각이 별게 아니었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누군가의 말처럼, 90%는 내가 해결할 수 없고, 10%만이 고민으로 해결될 것이라던데 그 자체가 글을 쓰는 그 순간 결국 보이게 되는 것이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4년, 그간 쓴 글은 32개이다. 일년에 8개 꼴로 글을 썼다. 개중에 정말 인기있는 글도 있고, 그저 혼자서 주저리주저리 거린 글도 있다. 초반에는 정말로 브런치에 주절주절 거린글이 많았는데, '구독'의 개념이 감미된 브런치 앞에서, 오늘자로 3,149명의 감사한 구독자분들 덕분에 어쩌면 스스로 '보는눈' 이라고 정의하고는 하나의 글을 쓸때도 꽤나 고심고심해서 글을 쓰게 된다.
그런데 이게 역효과로 발생하는 것은, 사실 독자들을 생각하다보니 내멋대로의 글을 쓰지 못하게 된다. 사실 브런치 이외에 나는 네이버블로그와 개인블로그를 가지고 있고, 여기에도 자주 글을 쓰곤 한다. 방문자는 브런치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만, 되려 이곳에 쓰는 글은 어쩌면 필터링되지 않은, 정말로 개인 생각을 가미한, 그리고 누군가 본다는 부담도 거의 없이 쓰는, 일종의 생각 배출구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003년이었고, 철없던 시절의 글들을 보면 욕도 난무하고 맞춤법도 맞지 않고, 정말 쓸때없는 글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그건 있다. 마치 일기장처럼, 그때의 나를 바라보게 된다. 10대때부터 써오던 블로그의 글이 30대에 바라보면 내가 정말 작은 생각속에 살았구나 싶기도 한다. 그때의 고민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었고, 그때 내가 저런 선택을 해서 이자리에 있구나 라는 생각도 자주 들기도 한다.
그런 어쩌면 일기처럼 쓰던 블로그 글에 비해 브런치에 글쓰는 습관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마치 잡지에 기고를 하듯이, 무언가 이슈를 찾아나서고 테크 브런치이니깐 테크니컬적인 부분을 어쩌면 억지로(?) 찾아서 써야 할텐데, 그리고 어느정도 구독하시는 분들을 생각해서 기대치에 맞게 글을 써야 할텐데, 그런 글을 생산할 수 있을까. 난 그것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정말로 관심가지고 썼던 주제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꽤나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올해에는 브런치에 계속해서 글을 기고해 나갈 생각이다. 전에는 유라임이야기만 어느정도 스토리성이 가미된 내용으로 썼다면, 앞으로 쓰고싶은 여러 주제들에 대해 더 글을 쓰고 싶다. IT리뷰.. 이런건 별로 관심없다. 내 브런치는 예나 지금이나 개인데이터를 사용한 자기관리, 아마추어 데이터 과학, 혼자 개발하는 풀스택 개발 스택, 그리고 몇몇 관심있는 웹 개발 스택들과 아키텍처로 채워나갈 것이다. 최근에 나는 전공분야도 IT Security와 블록체인 쪽으로 바꿨는데 이건 아직 아마추어 단계라서 이렇다 하지는 못하겠지만, 몇개월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적잖게 paper도 쓰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재밌지만 너무 광범위한 블록체인과 보안의 세계 속에서 어떤 방향을 잡을 것인지는,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렇게 간간히 근황을 적는 것도 좋은 느낌이다. 캘리포니아에는 3개월의 우기가 끝나고, 봄이라고 불리는 여름이 찾아왔다. 어제는 낮 기온이 24도가 넘어섰다. 참으로 여행하기 좋은 날씨이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이 행복한 공간을 사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에 있다. 그저 삶은, 쓸때없는 시간 줄여나가고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채우는 그런 과정이라고 느끼는, 3월 중순의 어느날의 메튜장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