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언제나 마음이 묵직해진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 능력은 시험지 위에 적힌 점수였고, 운동장에서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었다. 그 앞에서 뒤처진 나는 스스로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능력은 타고난 재능이나 눈에 보이는 성과로만 결정되는 것 같았다. 잘하는 사람은 애초에 다르고, 나는 아무리 애써도 그 벽을 넘을 수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살아가며 알게 되었다. 능력은 그렇게 단순히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한 번에 뛰어난 결과를 내는 힘보다, 끝까지 버티며 문제를 풀어내는 힘이 더 큰 능력일 때가 많았다. 조금 부족해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끈기, 실수를 반복해도 다시 시작하는 용기, 그리고 상황이 흔들려도 버텨내는 마음. 그것이 쌓여 어느새 성과가 되고, 나의 능력이 되었다.
유리와 창호를 다루는 지금의 일에서도 능력은 단순한 손기술만을 뜻하지 않는다. 정밀한 재단이나 시공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를 느꼈다. 협력사와 의견을 맞추고, 직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고 나아가는 힘이 필요했다. 때로는 기술보다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더 큰 능력임을 깨닫는다. 능력은 혼자 빛나는 솜씨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힘을 모아 끝까지 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이제 나는 능력을 결과로만 보지 않는다. 능력은 눈에 보이는 성과만이 아니라, 그 뒤에 쌓인 과정 속에 숨어 있다. 매일의 작은 시도를 이어가는 성실함, 실패를 겪어도 다시 도전하는 마음, 함께 하는 사람들을 믿고 협력하는 자세. 이것들이 결국 능력의 본질을 이루고 있었다.
돌아보면 나는 여전히 능력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능력을 키우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안다. 부족한 오늘도 내일의 능력이 되고, 작은 버팀이 결국 큰 힘으로 자라난다. 그래서 능력이란 정해진 크기나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살아가며 조금씩 빚어내는 또 다른 이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