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마태 Mar 12. 2018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이해 1-1


우리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너무 많은 차이를 가져옵니다. 실제로 저는 우리 업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우리 산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진행하는 대화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 동안 서로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핵심적으로 다루어야 할 주제에 대해서 서로가 얼마나 이해하고 그 주제를 발전시키는가가 중요합니다. 그것 외로는 전부 시간 낭비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우리 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사람이면 잘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게 될 것이고 지금 맡은 바 업무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우리 산업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면 빠르게 속독하면서 학술적으로 정립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래봅니다.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산업은 급변하는 곳입니다. 우리는 우리 산업의 트렌드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면, 반드시 두 가지 유형의 사람 중 하나가 됩니다. 그 첫 번째 유형의 사람은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 일인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과거에 해왔던 일을 습관적으로 반복할 뿐입니다. 종목사의 누군가가 이스포츠 대회를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으면 이와 같이 대답합니다. '본인은 이전부터 대회 오퍼레이션 경력이 많기에 이 과업에 대해서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먼저 방송국을 만나야 한다. 방송국에 근무하는 담당자는 누구인데, 그가 우리 필요를 해소시켜 줄 것이다' 이후 (부수적인 거 제외하고 말하면) 한 회 분 제작비가 500만 원으로 10회를 제작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고 그것이 그 사람이 설명하는 내용의 전부입니다.  


대회 참가자를 모으고, 방송을 제작하고, 실제로 대회가 방영되고 있을 때 그 사람은 일종의 전문성이 있는 듯해 보입니다. 그런데 그 대회의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할 때는 그 사람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사람은 대회를 방송으로 제작해서 방영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뿐이지 자신이 속해 있는 산업이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성장했으며,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근본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책임질 수 있는 부분도 없게 됩니다. 만약 대회가 실패하게 되는 경우 종목사는 (*투자할 것은 다 해 놓고) '게임이 인기가 없어서라던가, 대회 홍보가 덜 되었다라던가, 이스포츠 종목에 적합하지 않았다라던가' 하는 이유들로 스스로 모든 것을 떠안아야 됩니다. 죄송하지만 여러분이 만난 사람은 진정한 의미의 이스포츠 전문가가 아닙니다.   


두 번째 유형의 사람은 과거에 묶여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첫 만남에서의 첫 대화가 대체로 이스포츠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알고 있느냐로 시작합니다. 간단하게 추려서 이야기하면 이와 같습니다. '이스포츠는 과거에 이렇게 시작했기 때문에 이것이고(*나름 대로의 이스포츠에 대한 정의) 지금도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이스포츠다(*그 정의에 따른 주장).' 이 유형의 사람들은 실제로 과거에 그렇게 했었던 것으로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게 독입니다. 이 과거의 경험이 일부의 변화만 수용하고 철저한 변화는 거부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유형의 사람들은 변화가 체험되는 것 외로 추가로 감지하려고 하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또한 과거에 주제가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데로 자기주장을 펼치며 그 모든 내용들은 서로 간에 연계성이 없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그러한 성공 경험이 현재까지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단순히 말하면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환경이 변화했지만 변화된 환경을 과거의 성공 경험에 어떻게든 맞추려고 하는 기이한 노력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너무 직접적이기 때문에 예시를 들지는 않지만, 이 유형의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는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는 됩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그 경험이 유지되어야 나의 이력과 가치가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밖에서 다른 우리 업계 전문가들이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전혀 모릅니다. 구력은 있기에 만약 들으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그 이유는 더 이상 이 이야기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미안하지만 이제는 이스포츠 전문가가 아닌 분입니다.     


이스포츠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관하여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현재 디지털 콘텐츠 산업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관련된 어떠한 주제를 이야기해도 상호 연계성이 있게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심지어 과거의 경험까지도 끌어들여 일목요연하게 핵심 사항을 추려 현실성 있게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가 아직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라는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도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 중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들이 많지 않습니다. 물론 바라트 아난드의 [콘텐츠의 미래]와 같은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책은 초심자용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종합 양성 기관도 현재는 없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배우기도 어렵고 또 가르쳐 줄 사람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대조적으로 전 세계에서는 다양한 정부 기관과 스타트업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지원 또는 이끌어가기 위해서 오늘도 조직되고 창업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중 이스포츠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속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이 산업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 우리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가에 따라서 우리나라 이 산업의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중에 이스포츠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이해가 우리 산업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초적인 소양이며 경쟁력이 됩니다. 이 소양과 경쟁력이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앞서 언급한 두 유형의 사람들의 것과 그래서 전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2018년을 사는 우리들에게 디지털 콘텐츠 산업과 사업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 질문은 그 자체로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질문을 대답하는 방식은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형이상학적인 풀이가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하는 일을 설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이는 환경에 따라서 계속 변화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러한 시도를 경계해야 합니다. 과거의 유형 조사에 사로잡히게 되면 누구도 사람인 이상 빠져나오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항상 당장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대답은 질문에 대한 '접근 방식'에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적 측면에서의 접근 방식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대한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 트렌드가 정확히 우리가 해야 하는 또는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하게 해야 합니다.  


최근의 디지털 콘텐츠라 함은, 전통적인 형태인 음악, 만화(코믹/웹툰), 영화/애니메니션, TV 프로그램(드라마/예능 등)과 신규 형태인 게임 서비스(PC, VR, 모바일 등 모든 기반), 1인 미디어(크리에이터),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전달되는 라이브 콘텐츠(예, 개인 스트리밍, 이스포츠 등), 그리고 웹상에서 제공하는 편집 영상(하이라이트, 짤방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뮤지컬을 디지털로 제작한다면 이 역시 디지털 콘텐츠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회화도 연주회도 매일반입니다. 사업으로 구분하면 아티스트로 구성되어 있는 개별 사업자, 그것보다 구조화되어 있는 엔터테인먼트, 영화 제작 및 배급(극장), 공영방송/CJ E&M/종편과 같은 전통 미디어, 케이블/IPTV/인터넷 기반 등의 전방위적 플랫폼, 1인 미디어 관련한 MCN, 그리고 이스포츠 분야에 콘텐츠 소스를 제공하는 프로 팀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구분하여 분류하는 기준은 해당 콘텐츠가 어떻게 창조되고 서비스되고 소모되는지 그 생태계를 살펴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웹툰이 서비스되는 형태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소비자가 웹툰을 제공하는 플랫폼에 접근해서 해당 웹툰을 그린 작가의 콘텐츠를 보는 것으로 생산 및 서비스, 그리고 소비 행위가 끝난다고 했을 때, 사업자는 플랫폼과 아티스트 그룹으로만 구분하여 분류하게 됩니다. 따라서 웹툰을 그리기 위해서 필요한 부수적 요소들 예를 들어 태블릿을 제조하는 것과 같은 사업들은 디지털 콘텐츠 사업이라고 판단하지는 않게 됩니다. 단 이스포츠 팀과 같이 디지털 콘텐츠의 핵심 가치를 창작하여 제공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봅니다. 이 근거로 인해서 이스포츠 팀은 디지털 콘텐츠 사업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결국 이 분류되는 기준을 근거로 분리된 사업들은 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속한 개별 산업으로도 분류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디지털 콘텐츠를 정의할 수 있고, 생태계적 측면에서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구분할 수 있으며, 해당 사업에 따라 산업이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이 세 가지는 그렇다고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개발하는 것 그 자체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즉 행위 자체가 서비스되어 소비되지 않으면 사업이 아닌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면 게임은 디지털 콘텐츠가 맞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디지털 콘텐츠 사업이 아니고 게임을 서비스하여 사람들이 소모하게 될 때 그것이 디지털 콘텐츠 사업이 된다는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웹툰도 그리는 것 즉 창작 활동 그 자체는 사업일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이것을 창작 활동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사업으로 볼 것인가를 정하는, 그 초점을 달리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국가 지원 사업도 마찬가지이 입니다. 게임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것인지, 게임 개발 사업을 지원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과 산업도 다른 것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사업이란 엄밀하게 말해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서 서비스하는 것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디지털 콘텐츠 산업은 보다 포괄적입니다. 이를 테면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서 대회를 운영하고 경기를 방송으로 제작해서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은 사업입니다. 그래서 사업을 지원한다는 것의 의미는 그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을 직접 지원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나 산업을 지원한다는 개념은 이 사업의 대한 직접 집행 외로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활동까지 전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스포츠 산업을 예로 든다면 전용 경기장 구축 사업이나 명예의 전당 사업이며, 게임 산업에서는 지스타 개최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반에 동일한 구조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을 소유한 채 다시 위 주제로 돌아가면 그러하기에, 사업적 측면에서 모든 디지털 콘텐츠는 결국 서비스를 해야 소비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래야 생산-소비 생태계 사이클이 완성되게 되고 이 사이클로 인해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사업적 가치가 드러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게임을 포함한 모든 디지털 콘텐츠의 사업이란 그 콘텐츠가 서비스되는 결과로 판단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를 테면 관공서가 지원해서 몇 개의 스타트업이 몇 개의 게임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는가가 과업의 판단 기준이라면 이는 게임 창작 활동 지원이라는 이름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만일 성공적으로 서비스된 게임이 시중에서 얼마만큼 소비되었는지가 기준이라면 (*특별히 게임에 관해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꾸준히 서비스되고 있는지가 목표라면)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게임 개발 사업 지원이라 판단해야 옳습니다. 


결론을 내리면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디지털 콘텐츠의 창작, 서비스, 소비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그중 창작의 영역에서는 기술 개발과 창의가, 서비스의 영역에서는 인문/사회학이, 소비에 대해서는 연구/조사가 필요합니다. 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다 다르며, 이 세 가지에 대한 정확한 구분과 이해, 그리고 밸런스를 맞출 때에 만이, 사업에 관한 설득력 있고, 새롭고, 놀라운 아이디어가 출현하게 됩니다. 추가로 산업을 (*특별히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지원한다는 의미는 이 각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지원해 아웃풋을 끌어내어 상호 링크시키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아이디어는 앞선 유형의 사람들처럼 과거의 경험이나 실무 경력과 같은 것으로 성공 가능성을 말하지 않고 트렌드에 대한 철저한 연구 및 분석을 바탕으로 설득하려 합니다. 이것이 미래 비전입니다. 이것이 유레카이며, 목마름의 근원을 달래 줄 오아시스인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특별히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사업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해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이유는 콘텐츠에 대한 창작의 영역이 덜 중요하다고 말하거나 소비자 행동이 대한 연구나 조사가 불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현재 우리가 어떠한 영역에서의 전문 인력과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는 일이 왜 절실히 필요한 일인지 사회에 피력하기 위함입니다. 글을 써가면서 점점 더 확연해지는 것은 우리나라 정책을 연구하고 결정하는 사람들이 언젠가 e스포츠의 때가 왔을 때 반드시 이 포스트를 보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글의 영향을 반드시 받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 이유는 이 글은 단순히 제가 제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종합해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조직에 종사하는 많은 우리 업계 담당자들을 만나면서 직접 조사한 내용을 확인한 결론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영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 영역은 서로 보완합니다. 소비에 대한 이해 없이 창작이 일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창작에 대한 이해 없이 그 창작물을 소비자에게 적합하게 서비스한다는 것도 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떠한 창작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거나 또는 어떠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서비스하겠다는 생각이 맞는지에 대한 가장 확실한 확인 방법은 연구 및 조사의 결과를 대입하는 것입니다. 그 연구와 조사의 결과는 추가로 창작이든 서비스든 외부 투자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래서 이 세 영역을 서로를 보완하면서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그래야 추가로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상호 간의 보완 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밸런스 있는 지원 정책도 나오게 됩니다. 


무슨 의미인가 설명하기 위해 게임 산업을 예로 들면 우리가 '배틀 그라운드와 같은 게임을 계속 만들어 내기 위해서 우리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한다면 그것은 개발자를 더 양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개발력을 가진 개발자는 이미 충분합니다. 다만 그들이 무엇을 개발해야 되는지를 알 수 없는 게 문제입니다. 왜 그들이 무엇을 개발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이유는 영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영감을 얻지 못하는가 하면 게임을 서비스하는 인재들과 연구/조사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보다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밸런스가 맞지 않습니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인재들이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앞서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대해 언급드린 바와 같이 그들이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을 교육시킬 전문 기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게임에도 없으니 e스포츠에도 없습니다.   


게임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 기관은 많습니다. 이러한 류는 게임 아카데미와 같은 이름으로 나라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사설 기관도 대학도 넘칩니다. 그런데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게임 업계에는 심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적습니다. 일전에 언급드린 바와 같이 최근 들어 게임 업계는 퍼블리셔라는 이름의 몇 개의 회사가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게임을 서비스하게 되었고 그 업무 방식은 과거에 비해 거의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그래서 쉽게 말하면 현재 게임 서비스 담당자는 아주 적게 필요합니다. 또 그 중에 대부분은 인게임 이벤트를 진행하는 친구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서비스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은 더욱이 극소수입니다. 


퍼블리셔의 구조 속에 속해 있는 모든 구성원의 업무가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몇몇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만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구조라면 당연히 그 분야의 산업은 발전이 없이 정체됩니다. 서비스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니 '스팀'이 나올 수 없습니다. '스팀'이 나올 수 없으니 조사할 내용도 연구할 거리도 없게 됩니다. 결국 다른 나라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는 게 없는가 검색하는 일만 남게 됩니다. 그렇게 이러한 게임 콘텐츠 서비스 분야의 낮은 전문성은 다른 두 분야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어 산업 밸런스를 붕괴시킵니다. 그렇다면 다른 콘텐츠 서비스 분야는 어떨까? 좋은 예시 기사가 있어 링크드립니다. [논설위원이 간다. 덕후 신입사원 어떻게 10년 만에 사장이 됐나?]


배틀 그라운드는 엄밀히 말해 우리나라 콘텐츠 서비스 분야에서 지금의 성적을 얻은 것이 아닙니다. 미국의 콘텐츠 서비스를 타고 지금의 위치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하면 '직접적으로 우리나라 서비스 분야에서 아무런 영향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저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지?'라고 이해해야 하며, 그 배경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이러함이 트렌드가 되버리면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앞으로 모든 개발자는 스팀에서 먼저 게임을 출시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 정책 결정자들은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콘텐츠 서비스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결국 나머지 두 분야를 살리는 길이고 세 영역의 밸런스를 유지시키는 일이며, 그것이 도리어 제2의 배틀 그라운드가 나올 가능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사업은 이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사업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는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술의 확보와 안정성입니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서 전 세계인이 18초 딜레이 내로 이스포츠 콘텐츠를 제공받는 것을 예로 들면, 비디오 압축 기술, 클라우드 기술, CND 기술, 비디오 플레이어 기술, 최근에는 스트리밍 방송사 지원을 위한 미들웨어와의 충돌 방지 등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렇다. 우리는 이를 실현할 기술자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과연 '어떤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안정적으로 콘텐츠가 서비스될 수 있도록 구현해야 됩니까?' 그 목적은 다름 아닌 (*두 번째 요소인) 사용자 접근성 확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소비자가 되어야 하고,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받아보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서 우리의 사업을 경쟁력 있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용자 접근성에 대해서는 보다 더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과거에 사용자는 인터넷 상에서 자신이 찾으려고 하는 콘텐츠를 불러오는 것에 대해서 비교적 단순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콘텐츠가 보관되어 있는 형태와 그 정보를 불러오는 방식이 단순했습니다. 콘텐츠의 양은 한정적이었고, 그 수준도 높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논문을 쓰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열어 확인해야 하는 콘텐츠들은 인터넷 상에는 없었습니다. '웃긴 짤방'이 지금처럼 많이 돌아다니지도 않았고 공감을 많이 얻을 소지가 있는 콘텐츠를 대중에 효과적으로 공개하는 것도, 그런 자료를 찾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 세상 속의 콘텐츠는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하고, 기술의 발달에 따라 다각도로 접근성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 과거와는 비교를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변모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단순 검색 밖에 할 수 없는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를 포탈의 메인 페이지에 던져 놓는 다면, 고급 콘텐츠라 할 수 있는 것들은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 자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포탈만 예를 들어 간단히 분류해도, 이를 테면 웹사이트, SNS, 블로그, 지식인, 기사, 백과(또는 사전), 동영상, 이미지, 심지어 실시간 검색어까지, 이것들 각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소요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보면 익숙해진 우리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배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저 쉽게 블로그에 적혀 있는 맛집을 믿지 않게 되는 이유도 이에 관한 정확한 예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복잡함에도 사용자 접근성이 강화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된 사람들이 속한 사회는 정확히 두 가지를 우리에게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내가 원하는 정확한 콘텐츠를 빠르고 쉽게 제공받는 것입니다. 이는 포털 사이트에서 늘 집중적으로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검색 엔진들은 나날이 똑똑해져 가고 있고,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 기자, 작가, 아티스트, 전문가 등 할 것 없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창출을 위한 사용자 매뉴얼을 제시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포털 사용자에게도 (*바이럴과 같은 광고가 아닌) 양질의 콘텐츠를 어떻게든 구분하여 제공하려는 노력을 (*여하튼) 쉬지 않습니다. 또한 전통 미디어와 협력하여 어제 있었던 축구 경기의 명장면을 편집해 올려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등의 역할도 적극 수행합니다. 사용자는 포탈에서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포탈 인터페이스에 익숙하게 되기만 하면 거의 필요한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결론을 말하면 이 필요에 대한 우리의 소비는 여기서 종료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추가로 내가 모르는 어떤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누군가가 나에게 제시하기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방식이 SNS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의 성공 이유를 나와 내 주변에 있는 사람과의 삶을 링크시켰기 때문이라고 언급합니다. 물론 필자도 그 시작 시점에서의 성공 근거에 대해 동의 하지만, 필자는 추가로 현재 페이스북이 우리에게 어떠한 역할도 같이 병행하여 수행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최근 우리는 페이스북을 열었을 때 누군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기 위함과 동시에 요즘 어떤 콘텐츠가 세상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라고 봐야 합당합니다. 먼 과거에는 그러한 요소들을 확인하기 위해서 관심 있는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수고를 하였다면, 최근까지 포털 사이트를 접속하여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검색어에 의존하는 수준이었으며, 지금은 SNS를 확인하는 것으로 추가로 변화되었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계속)



by erdc.kr

associate with bigpi.co

매거진의 이전글 디지털 콘텐츠의 발현과 수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