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장난감 공방
도어록이 망가졌습니다. 잘 잠기고 잘 열리지만 배터리 커버가 부서졌습니다. 너무 오래 사용해서 플라스틱이 삭아버렸네요. 플라스틱은 땅에 묻어도 수백 년을 견딘다는데 내 주변의 플라스틱은 왜 이렇게 쉽게 부서지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새로 사기도 너무 오래되었고 기능은 멀쩡하니 뚜껑 따위 그냥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저에겐 3D 프린터 Anet A8이 있으니까요.
https://blog.naver.com/smoke2000/221198279348
새로 만들 커버의 크기를 정하고
바로크 양식부터 모더니즘 양식의 디자인까지 고민을 계속하다가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도달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최신 가전 트렌드거든요. 도면 그리기도 쉽고요. 3D 프린터를 위한 디자인은 모서리를 둥글게 하는 것보다 각진 편이 더 잘 어울립니다. 미니멀한 도면 그리기지요.
문제는 높이인데 Anet A8이 10만 원대의 최저가 프린터라 235mm나 되는 높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큐라에 넣었더니 일단 출격 범위 안에 들어가기는 하네요. 큐라에 설정된 최대 높이는 250mm니까 이 정도는 문제없나 봅니다.
높이도 높고 꼼꼼한 표면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레이어 높이를 0.4mm로 정했습니다. 0.1mm보다 4배는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컴퓨터가 예상한 시간은 4시간을 넘지 않습니다. 그동안 밀렸던 독서.... 대신 게임을 하면서 기다리면 됩니다.
3D 프린터가 움직이는 건 멍 때리며 구경하기 참 좋습니다.
가끔 이렇게 3D 프린터도 함께 멍 때리곤 하는 게 문제지요. 출력 시간이 2시간 추가되었습니다.
3D 프린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에 가봤더니 끝까지 익스트루더가 끝까지 올라가 더 이상 올라 가지 못하고 있네요.
Anet A8은 최고 높이로 올라가면 정지하는 스위치가 없습니다. 더 놔두면 고장 났을 테지요. 그렇게 최고 높이까지 출력할 일도 흔치 않고 너무 크다면 큐라에서 미리 경고를 할 테니 최저가 3D 프린터에게 정지 스위치는 사치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필라멘트를 아무렇게나 보관했더니 안쪽으로 거미줄이 자글자글합니다. 큐라에서 툴 경로를 손보았더라면 거미줄도 안 생기고 더 빨리 출력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고장 난 도어록은 그만두고 안에 거미를 키워볼까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출력된 길이를 보면 23cm을 조금 넘네요. 250mm까지 된다더니 원... 제3D 프린터는 23cm를 최대 출력 크기로 기억해 두기로 했습니다. 큐라에 세팅도 250mm에서 230mm로 바꿔 두고요.
제 최저가 3D 프린터의 출력 최대 높이를 확인했지만 원래 목적은 도어록 뚜껑이었으니 안쪽에 양면테이프를 붙여 돌아왔습니다.
손잡이와 같은 색을 칠할까 했는데 문과 색이 비슷해서 이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문을 나설 때마다 Anet A8 3D 프린터의 출력 높이는 230mm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30mm, 다녀오겠습니다."
이렇게 말이지요.
상상을 현실로 만드세요 : 3D 프린터 (미래의 과학자와 공학자가 꼭 알아야 할)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331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