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ddy's Toy Workshop
진정한 게임인이라면 게임을 위한 주변기기 투자에 아낌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 모션 시뮬레이터 의자가 있지요. 1인칭 게임에서 주인공의 움직임을 의자로 전달하는 모션 시뮬레이터는 게임으로 단련된 육중한 육체를 흔들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비싸고 귀한 물건입니다. 그래서 능력을 가진 용자 중에서는 직접 만드는 모험의 길을 떠나기도 하지요.
여기 대단히 독특한 모션 시뮬레이터가 있습니다.
헝가리에서 만든 이 모션 시뮬레이터 Yaw VR은 수직으로 움직이는 리니어 모터 대신 어느 방향이든 쉽게 굴러갈 수 있도록 의자를 둥글게 설계했습니다. 각도에 따라 둥근 의자만 돌려주면 되니까 손쉽게 모션 시뮬레이터의 회전을 만들어 줍니다. 덕분에 가격도 $1,490 밖에 하지 않습니다. 세금까지 더하면 10년은 등짝을 맞아야 하는 가격이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오큘러스 퀘스트 2와 와이파이로 연결도 가능해서 복잡한 장비 없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동작합니다.
신나게 가지고 놀고 싶지만 오큘러스 퀘스트 2를 지원하는 게임은 롤러코스터뿐이라 컴퓨터를 연결해서 본격적으로 가지고 놀아볼까 고민하다 일단 뜯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잉?
볼트를 풀면 커버를 제거할 수 있는데 둥근 의자를 굴릴 바퀴 3개가 등장합니다.
기울 방향으로 도는 바퀴와 다른 쪽에 있는 바퀴는 미끄러져야 하니까 옆으로 회전하는 독특한 구조의 바퀴입니다.
이 바퀴에 내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니 베어링도 튼튼해야겠지요.
그것만으로는 미더웠는지 의자를 지탱할 보조바퀴가 있습니다.
이 보조바퀴가 연결된 부분이 재미있는데 용접된 기둥 옆으로 슬릿을 만들었습니다. 아마 휨으로 발생할지 모를 크랙을 방지하기 위한 것 같은데 시제품을 만들다가 추가한 것 같아요. 이런 구조는 설계할 때는 절대로 볼 수 없거든요. 그래도 이런 구조를 생각한 거 보면 제법 실력 있는 엔지니어의 솜씨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모터도 큼지막한데
너무 무거워 과열할까 온도 센서를 달았습니다.
그래서 모터를 위한 480W 전원 공급장치가 있고
제어장치를 위한 전원 공급장치를 따로 두었습니다.
모터 컨트롤러도 커다랗게 3개가 있는데
제어는 간편하게 아두이노로 만들었습니다. 아두이노에 내장된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접근 방법인 것 같아요.
물론 아무리 설계가 지혜롭고 간결해도 화려한 LED가 없으면 소용없지요.
더 안쪽까지 접근하고 싶지만 그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넘을듯해서 냉큼 다시 조립했습니다. PC와 연결은 하지 못했어도 답답하면 한 번씩 즐기는 VR 롤러코스터는 여전히 재미있으니까요. 당연하지만 회사에 있는 물건입니다. 이런 걸 집에 두었다가는 정말로 쫓겨날 거예요.
Yaw VR이 신제품이 출시되었다고 해요. 아내에게 필요한 물건이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보았습니다.
아내는 진지한 표정으로 외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