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tthew Min 민연기 May 28. 2016

쿼드 콥터 캐노피 만들기

FLIGHT LOG

제가 사용하는 기체는 RCX H250 모델입니다. 카본 프레임에 내부가 넓어 만들기 편해서 많이 사용하는 기체입니다. 그런데 주변의 쿼드콥터를 날리시는 분들과 비교하면 뭔가 멋지지 않더라고요. 분명히 빈곤한 비행 실력이 원인이겠지만 그 핑계가 자꾸 외모 탓으로 갑니다. 내 기체는 안 이뻐라는 생각이 한번 들고 나니 아무리 봐도 예쁘지 않더라고요. 카본 기체라 은빛이 나는 다른 기체보다 어둡고 250 바디인데 실제로 측정하면 로터 간격이 280mm나 됩니다. 마징가 Z에서 괴수 로봇 같아 보이기 시작합니다. 괴수 로봇은 항상 칙칙하고 마징가 보다 항상 큽니다. 


그래서 캐노피를 만들어 도색을 시도했습니다. 

기체 중량을 고려하여 캐노피는 두께 0.3mm와 0.6mm 두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캐노피는 진공성형으로 만들었습니다.


2톤으로 레이싱 자동차처럼 색을 칠하고 싶어서 마스킹 테이프로 나중에 색을 입힐 부분을 가립니다. 마스킹 테이프는 문구점에서 1000원 정도 하더라고요. 별생각 없이 마스킹 테이프 작업을 하고 보니 0.3mm가 아닌 0.6mm 캐노피에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그냥 이걸로 하기로 결정합니다. 


도색은 취미 완구의 명가 타미야 사의 캔 스프레이로 합니다. 남자라면 검빨이기 때문에 가운데는 검정으로 다른 부분은 남성적인 빨강으로 칠합니다. 그냥 빨강이 아니라 페라리의 브라이트 마이카 레드! 타미야 컬러 스프레이 켄은 무광, 유광 그리고 사진과 같이 PS로 시작되는 폴리카보네이트용 스프레이가 있습니다. 이걸 사용해야 단단히 도색이 된다고 하네요. 어쩌다 분무된 페이트를 들이마시기라도 하면 콧구멍이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넷 최저가 개당 만원 정도면 택배로 금방 보내줍니다. 항상 해외 주문하고 몇 주씩 기다리다가 바로 배송되는 것에 새삼 깜짝 놀라 봅니다. 


밖에 비도 많이 오고 처음 써보는 페인트라 잘 마를까 걱정했는데 1시간 정도 지나니까 잘 말라있었습니다. 이제 마스킹 테이프를 제거합니다. 테이프를 제거할 때 무척 긴장되고 설렙니다. 혹시 테이프 안으로 페인트가 들어갔을까 조마조마하며 처음 플립 하던 때를 생각합니다. 그 땅으로 굉음과 함께 곤두박칠치던 순간을...


이제 남자의 빨강을 칠하고 운전석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 냅니다. 페인트가 테이프 안으로 조금 스며들어 깨끗한 라인은 실패했지만 그것은 기분탓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가위로 적당히 자릅니다. 안테나가 나오는 자리와 기체에 고정시킬 구멍을 만듭니다. 칼로 단번에 자르기보다 칼집을 낸 다음 꺾어서 몇 번 흔들면 칼집을 따라 말끔히 떨어져 나갑니다. FPV 카메라를 위해 앞부분도 마스킹 테이프로 투명하게 만들어 볼까 하다가 가뜩이나 노안으로 침침한 나의 시력은 소중하니까 과감히 잘라내기로 합니다. 페인트가 운전석 창문으로 번져 보이는 것은 기분 탓입니다. 


중국 소형 가전의 명가 샤오미의 액숀 카메라를 달아야 하기 때문에 사진처럼 벨크로 테이프가 좌우로 빙둘러 감겨있습니다. 캐노피에 카메라를 달 수 있게 만들 수 있겠지만 가뜩이나 무거운데 끝없이 무거워져만 가는 내 뱃살같이 무거워지는 것이 두려워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렇게 감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벨크로 테이프로 캐노피도 고정하기로 합니다.


뒤쪽은 별도의 벨크로 테이프로 고정하기 위해서 구멍을 만듭니다. 직선으로 잘린 부분은 충격에 찢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투명테이프로 살짝 보강해 두었습니다. 기체와 맞닿아 있는 곳도 페인트가 볓겨질까봐 투명테이프로 살짝...


기체에 단단히 고정해 봅니다. 캐노피를 들고 기체를 들어도 흔들림 없이 딱 붙어 있습니다. 왠지 마징가 괴수 로봇에서 마징가 옆에서 깔짝깔짝 도와주는 조연 로봇까지는 간 것 같아 흐뭇합니다. 


서랍에 굴러다니는 스티커를 모조리 꺼내어 꾸며 봅니다. 이 날을 위해 소중히 간직했던 뚱상어 스티커도 과감히 붙여 줍니다. 


가능하면 비키니 미인이나 걸 그룹 데칼 같은 걸 붙이고 싶지만 사회적 명예와 지위 때문에 없어서 안 붙입니다. 아이폰 살 때 줬던 사과 스티커라도 붙여 봐야겠네요.



거실에서 가볍게 날려 보았습니다. 확실히 전보다 추력도 좋아지고 Roll이나 Pitch 반응도 빨라졌을 리 없습니다. 그래도 뭔가 깔짝 조연보다는 좀 더 비중 있는 조연급 로봇이 된 거 같아 흐뭇합니다. 


이 캐노피를 덮고 비행하는 건 솔직히 망설여집니다. 추락하면 가장 먼저 제 소심한 마음과 함께 산산이 부서져 버릴 것 같아서요. 하지만 멀리 로터에 입문하면서 비행이 주목적이었지만 기체를 만들 때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캐노피를 꾸미기도 색다른 즐거움을 주네요.


멋진 비행하세요.               


                     


더 많은 드론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FPV미니드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13584005


작가의 이전글 헬기가 나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