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하는 시간이면 우리는 더러 노래를 부르러 갔다. 종종 갔다고 하기엔 어쩌면 만나는 족족 갔는지 모르겠다. 너는 그런 내가 조금은 미웠을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느라 조금은 지겨웠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좀 피곤하고 힘들었을지도 모르지. 우리는 만나 노래를 하고 맛집을 다니고 공원 산책을 다니고 참 많이도 다녔지만 그래도 대게 고만고만한 곳이 아니었나 싶다.
추운 겨울이면 날씨 탓에 어디 가지 못하고 결국 오래 머문 곳이 코인 노래방이었다. 이제야 이야기를 하지만 너는 참 노래를 못했다. 나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의 노래에 처음엔 정말 당황스러웠다. 박자와 음을 새로 그리는 너의 노래가 그래도 듣기 좋았다. 그래서 나는 매번 불러달라고 졸랐다. 네가 하는 노래는 너의 목소리로 충분히 내겐 감동적이었으므로.
너를 통해 알게 된 노래를 여전히 가끔 홀로 부르곤 한다. 진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노랠 부르면 너는 날 반짝이는 예쁜 눈으로 참 예쁘게도 봐줬다. 그래서 나는 더 열심히 부르곤 했다. 노래를 부르는 것을 원체 좋아하기도 했지만 괜히 누군가의 앞에서 부르는 것이 부끄러워 꺼렸던 내가 너의 앞에 선 부끄럼 없이 참 많이도 불렀다.
그러고 보면 우리 처음 만난 날 나는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서 잔뜩 긴장한 채로 노래를 하고 난 후였다. 그리고 우리 백일날 선물이라며 너는 내게 노래를 녹음해 보내준 적도 있었다. 상당히 부끄러워하면서. "눈나 우리 백일 선물이에용." 그러고 보면 넌 참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난 그런 너를 참 좋아했다. 너의 그 박자와 음이 맞지 않던 노래를 매일 듣고 싶어 했을 정도로.
사실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 가 무슨 소용이겠나, 네가 해주는 노래는 다 나를 위한 것이었는데. 참 이상하게도 참 많은 노래들이 우리의 이야기에 엮여있다. 그 노래들을 한동안은 차마 들을 수가 없었다. 코인 노래방 역시 헤어진 이후로는 잘 가지 않게 되었다. 괜시리 네가 떠오르는 것들을 참을 수가 없어서.
요즈음의 나는 다시 종종 홀로 코인 노래방을 찾는다. 너와 함께 부르고 들었던 노래도 이젠 아무렇잖게 부르고 듣는다. 완전히 아무렇지 않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일 테고. 기분 좋은 추억이지 하는 정도로. 좋은 노래들과 함께 했고 때마다 하던 장난스러운 내기 같은 것들에도 우리에겐 항상 노래가 있었으니 앞으로도 종종 어떤 노래들로 엮인 네가 생각날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