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이 나서 냉장고를 열었습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그의 문장은 나에게 슴슴한 자극을 주었고, 문장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나는 많은 추억을 쥐고 따라가게 했다. 곱씹은 추억들이 5년 전이었다 10년 전이었다 했다. 내가 이렇게 기억력이 좋았던가. 돌아보는 이야기들에 팔랑팔랑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가, 뜻 없는 울음이 가득했다가 했다. 처음 그의 책을 펼쳐 들었을 때, 솔직한 마음으로 이해를 하기가 어려운 말들이 가득해 한참을 망설였다. 내가 참 모르는 것들이 많구나라는 것을 인정하기까지는 어려웠다. 사전을 찾아보며 읽어가다가 문장의 앞뒤를 보고 흐름에 맡겨 내 방식의 이해를 하기로 했다. 사전을 찾아보아도 잘 모르겠단 생각이 들면서부터. 어떤 생각으로 이런 문장을 쓴 걸까 한참을 곱씹었던 것 같다. 이해되지 않는 문장과 이해되는 문장들 그쯤 어딘가에서 참 오래도 망설였다. 공감이 되었다가 공감이 되지 않았다가 했다. 나와는 다르게 참 어른이다 싶었다. 그렇게 흐름에 따라 자유로운 해석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니 처음보다는 꽤나 흥미로워졌다. 이따금 멈춤을 불렀지만, 그건 나의 경험을 생각의 살로 붙이기 위함이었으므로 패스.
이 책을 읽기 위해 카페를 두 번 들렀다. 처음에 카페에서 책을 펼쳐 들었을 때와, 두 번째 카페에서 책을 펼쳐 들었을 때는 나의 모습이 참 많이 달랐다. 처음엔 읽다가 사전을 찾아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생각을 했고, 반쯤 읽은 뒤에 다시 찾은 두 번째 카페에선 그의 이야기를 읽고 나를 한참 추억했고, 추억한 문장들을 노트에 적어가며 읽었던 것 같다. 슴슴하지만 확실한 자극이었다. 잊으려 했던 것들이 마음에 살아 날뛰었다. 이걸 뭐라고 명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짙은 향이 코끝에 선명한 글임에는 틀림없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어 덮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모두 이해했다고 말하기엔 나는 너무 모르는 게 많았다. 나의 어리석고 어리숙함이 남았다 하겠다. 다만, 그의 문장에 미련한 기억력이 꾸물댔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은 시간이 가치 있었다 생각이 들었다.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