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꿈 인척을 해.
왜 네가 떠난 게 꿈이고, 네가 곁에 있는 게 현실이라고 느끼게 하냔 말이야. 네가 떠난 게 현실이고, 네가 곁에 없는 게 진짜 현실이고, 정말. 네가 곁에 남은 게 꿈인 거잖아. 그런 거잖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게, 살아가고 있는 게, 꿈이라는 말밖에 안 되는 거잖아. 네가 떠난 게 꿈이고 곁에 있는 게 현실이라 착각하고. 나는 지금 네가 있는 꿈에 살고 있다는 거잖아. 그렇다면 나, 잠에서 깨지 않을래. 그러고 싶지 않아. 아무도 나를 그 꿈에서 깨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있었던 꿈이 지금 네가 없는 현실보다 훨씬 나으니까. 진짜 네가 없는 현실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어나 알게 되면 나, 잠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꿈을 꾸게 될까 봐 너무 무서우니까.
그냥 네가 있는 꿈이 현실이라 대단히 착각하고 살래. 그렇게 살게 해 줘.
깊은 잠에 들지 못하던 내가 꿈을 꿨다. 아주 진하고 묵진한 향이 나는 그런 꿈. 그 속에 나는 여전히 20대였다. 현생의 내가 꿈꾸지 못하는 지금을 그 속에 나는 대단히 착각하고 사는 게 너무 적나라해서 슬펐다. 꿈이어야만 했다. 그 속에선 적어도 그때의 나로 살 수 있으니까. 꿈이어야만 했다. 그 속에 널 만날 수 있으니까. 그렇게 길고 캄캄한 꿈은 터널 바깥에 있었다. 쫓아가기가 버거울 정도로 그 속에 나는 밝고 반짝였다. 웃는 일이 우는 일 보다 많았고, 그리워하지 않아도 네가 곁에 있었다. 시계태엽을 돌려 그 자리에 나를 데려다 놓고 싶을 정도로 예뻤다. 다음 이야기 따위는 궁금할 일 없을 만큼 벅찼다. 충분했다.
꿈이었기에, 꿈이므로, 꿈이니까.
안다. 다시 돌아갈 시간 따위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나도 안다. 그저 꿈을 꾸는 거다.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장면을, 현실에선 그려선 안 되는 그림을. 그저 그곳에서 마음껏 그릴 수 있고, 만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꿈인 거다. 아무도 내게 타박할 수 없고, 한심하다 욕할 수 없는 곳. 가끔은 이렇게 꿈을 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을 잘 못 자던 내가 긴 잠을 잤다. 그것만으로도 현실에서의 내게도 더없이 좋은 것이 아닌가. 물론, 긴 잠을 자는 동안 꾼 꿈으로 짧은 잠을 잔 것과 그리 많은 차이가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곳에서의 나는 행복해 보였으니까. 그걸로 됐다. 조금 피곤해도 좋으니 긴 잠, 긴 꿈을 꿨으면 좋겠다. 오래 깨어나지 못해도 좋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