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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Nov 20. 2020

책을 만들 수 있을까.


일관성이 없는 글들을 모아 책을 만들 수 있을까


단순히 내 이야기를 가지고 글을 써서 그 글들을 모아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다른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정말 내 이야기는 중구난방에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연관성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게 딱 정말 남의 일기장 훔쳐보는 것 같다. 아니, 가만. 그러면 성공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만들고 싶었던 책은 '남의 일기장 훔쳐보는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잘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일관성이 없는 글들을 모아서 과연 정말로 책을 만들 수 있을까. 만드는 것은 둘째 치고, 그런 이야기들을 소비해 줄 누군가가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드니까 기분이 묘했다. 내가 진짜로 작가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보다도 더 어처구니가 없다. 그래도 기왕 시작한 거 끝을 내야지 하는 생각이다.


어떤 날은 시만 잔뜩 쓰다가, 어떤 날은 또 우울한 얘기만 잔뜩 한다. 가끔은 사랑노래를 할 때도 있겠지. 그렇게 일관성이 하나도 없는 글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일관성이 있지. '나의 이야기'라는. 단순히 생각해서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들을 손꾸랙은 그냥 그걸 기록해 줄 뿐이니까. 나의 머릿속의 이야기들이라는 일관성. 응, 아주 없진 않은 것 같다.


그럼 나중에 제목은 뭘로 하지. '털어내고 싶은'이었는데. 그냥 내 이름 석자 넣을까. 아니면 대놓고 '일관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말할까. 그것도 아니면 뭐라고 해야 하나. 하루 종일 김칫국을 마시는 재미도 쏠쏠하다. 딱 지금처럼만 재밌었으면 좋겠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책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는 것도. 이것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동안은 마음껏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꼭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 이 중구난방인 나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다면 진짜로 이 이야기는 그냥 '나' 그 자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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