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 빈틈없이.
너는 모르겠지. 너는 지금 이런 마음도 모르고 곤히 자고 있겠지. 얄미워서 괴롭히고 싶다. 나는 잠도 못 자고 밤새 네 생각에 발을 동동 굴리고, 니 사진 보고 헤실, 니 녹음된 목소리를 듣고 헤실. 정신없는데, 너는 아주 편하게 잘만 자고 있겠지 생각하니까 너무너무 얄미워. 근데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이만큼이나 유치해질 수 있다는 거에 놀랍고 감사해. 뜬금없이 행복해.
나이가 들면서 이런 감정들이 다 사라지고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아있을 때의 놀라움과 만족감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쓰고 싶었던 문장도 다 잊어버리고, 나는 지금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사실은 잘 모르겠어. 공개된 일기장에 부끄러운 줄 모르고 말야.
보고 싶어. 아주 유치하고 바보 같은 얼굴로 조금만 웃고 있을게. 금방 보러 와야 해. 너무 오래 기다리면 우는 얼굴로 바뀔지도 몰라. 너 항상 내가 웃는 게 좋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얼른 와. 꼭 안아줘. 사랑한다고 해줘.
그것만으로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테니까. 언제든, 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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