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하다 보면 감정이 생긴다
인터랙션interaction
[국어사전] 인터랙션
: 둘 이상의 대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행동을 폭넓게 이르는 말.
[지식백과] 인터랙션이란, 인간과 인간, 인간과 물질, 인간과 시스템, 시스템과 시스템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단어로 풀이해 보면 inter(상호)와 action(동작, 작동)의 합성어로 '상호 + 동작'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 생각없이 네이버 MY플레이스를 이용하다가 그 여정 중에 내가 인터랙션의 한가운데 있음을 느꼈다.
앱을 사용하면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음을 느끼며 여러 감정을 발견했다.
#읽기 전에#
이번 아티클에서는 <사용자의 동작을 유도하고, 실행하고, 피드백하면서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는 인터랙션 디자인 개념에서 접근해본 개인적 경험을 담았습니다.
1. 닉네임을 등록할 때
입력필드를 가리키는 말풍선에는 ① MY플레이스만의 닉네임을 사용해보세요! 라고 쓰여있다. ② 플레이스 홀더(입력필드 안에 쓰여 있는 글)에는 ② 한글, 영문, 숫자, 공백 2~20자까지 입력할 수 있어요. 라고 쓰여있다. 여기까지는 일상적인 닉네임 설정 가이드에 불과하다. 사실 이런 규칙 따위는 눈으로 쓱- 훑고 지나가기 마련.
*②번 문장에 띄어쓰기가 틀린 건, UI 공간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이 점까지 고려해서 문장을 줄일 수 있다면 좋으련만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한 가지 방법은 어차피 하단 도움말(빨간글씨)이 서술형으로 끝났으니 플레이스 홀더는 명사형 문장으로 반영해도 좋지 싶다. ex) 한글, 영문, 숫자, 공백 2~20자까지 입력 가능
어쨌든 호기심에 이것저것 입력해 보다가 꽤 다양하게 준비해둔 멘트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닉네임 설정 성공했을 때 → 칭찬하기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멋진 닉네임이에요
원앤온리 당신만의 닉네임이에요
유일하고 독창적인 닉네임이에요
하나뿐인 닉네임으로 잘 고르셨네요
이게 뭐라고..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 멋진, 당신만의, 유일하고, 독창적인, 하나뿐인 이란 단어가 주는 감정이 사용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좋은 피드백을 선물받는 기분이 들게 했다. 프로덕트(네이버 MY플레이스)와 '대화'를 나눈다는 기분이 바로 이런 걸까? 이런 보이스앤톤이라면 '친절한' '다정한'이란 이미지가 절로 스며들지 않을까?
#닉네임 설정 실패했을 때
닉네임을 잘못 입력했을 때 나오는 문구도 위의 사례처럼 작성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조금씩 바레이션하기는 했지만, 문장형식 통일도 되지 않았고, 위 사례와 비교해 살짝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프로덕트와 대화한다는 느낌을 받는 건 여전했다. 나의 액션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멘트를 읽으며 진짜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2. 카뱅적금 vs 토스적금
카카오뱅크 적금:
도전 중인데 실패...라고요?
그.런.데.
한창 닉네임을 정하던 중 카카오뱅크로부터 26주 적금 '실패' 메시지가 도착했다. 적금 만기가 다 되어가는 중에 부득의하게 빼먹은 회차가 '실패'라고 쓰여있는 걸 보자 왠지 모를 작은 패배감이 느껴졌다. 꼭 '실패'라는 단어를 썼어야만 했을까.. 괜히 혼자 투정도 부려봤다.
24주차 도전 중:실패 → 극과 극인 두 단어가 한눈에 보인다.
그래도 상단 카카오 캐릭터 이미지가 '실패'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조금은 덜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채우지 못한 저 빈자리... 이제와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토스적금: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와 응원이 쏠쏠
그러면 토스 적금은 어떨까? 토스는 꾸준이 넣고 있어 아직 '실패'를 맛보지 못했지만 성공 케이스에 등장하는 UX라이팅 메시지가 제법 흥미롭다.
매주 저금하기
매주 저금으로 연 3.0% 도전 중 → 목표의식을 확실하게 심어준다.
트로피컬 거북이로 자라는 중 → 성공을 이미지화한 캐릭터를 보여주므로 무언가 키우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이미지로 볼 수 있어 더 실감난다.
카뱅은 빈자리를 채워가는 맛이라면 토스는 캐릭터를 키우는 맛이랄까?(옛날 청소년 시절에 다마고치를 키우던 게 생각났다.)
현재 나의 캐릭터는 트로피컬 거북이다. 토스는 '키워봐요 적금 64일째'라는 문구와 함께 이미지를 개인 갤러리에 저장할 수 있게 해준다. 심지어 쓰담쓰담 기능도 있다. 적금 회차가 많아질수록 화려해지는 캐릭터를 보며 묘한 만족감이 든다.
지인에게도 토스 적금을 권유했는데, 그들의 시작은 비록 아직 초라하나 멘트만큼은 무척 희망적이다.
ooo의 일어선 망아지 / ooo의 우뚝 선 거북이처럼말이다. 특히 '쓰담쓰담' 기능은 인터랙션 상 언어가 주는 것과 다른 묘한 감정이 들게 한다. 손에 잡히진 않지만, 마치 손으로 느껴지듯 '촉감'을 입힌 기분이랄까.
캐릭터와 '교감'하듯 언어의 뉘앙스가 주는 것 이상의 인터랙션을 선사한다. 괜히 꾹 한 번 쓰다듬게 만든다.
p.s. 아직 토스의 저금 실패 문구는 보지 못했다. 실패 문구를 보려면 일부러 한 주를 빼먹어야 하나?
UX라이팅이 쓸모있으려면 사용자 여정의 접점마다 확실한 인터랙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자와 대화하듯 라이팅하라는 게 바로 이런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