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설계한다’는 의미에서 ‘디자인Design’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텍스트 디자이너이라 명명한 이유다. ‘쓰는’ 행위 이면에는 전략적 액션이 설계되어 있다. 글을 쓰는 환경이 종이에서 UI로 바뀌었을 뿐 콘텐츠로 생산되는 모든 글에는 사실 누군가의 ‘설계도’가 존재한다.
2022년 UXW Study 시즌1을 회고한다면?
2022년 2월, UX 라이팅 스터디를 주제로 브런치에 등록했다. 이번에 시즌2를 준비하며, 그동안 쓴 원고를 매거진으로 묶었는데 총 33편이나 돼서 깜짝 놀랐다. UXW Study 시즌1은 UX 라이터로 전직하며, 공부한 기록의 총체다. 그동안의 모든 과정을 다 담을 순 없지만, 하나둘씩 실무를 경험하며 호기심이 일었던 소재 위주로 작성했다. 내가 왜 UX 라이터로 전직했는지, UX 라이터의 일에 대한 내 생각과 중고신입으로서 느낀 바를 곳곳에 녹여냈다.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어서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꾸준하게 글을 쓰면서 감사하게도 한 출판사로부터 출간제안도 받았다. 누군가 날 부르는 ‘작가’라는 호칭이 낯설었지만, 기분좋게 다가왔다. 처음으로 브런치를 하며, 스스로 ‘권작가’라 이름 붙이니 작가가 되고 싶던 꿈도 현실이 되어간다. 비록 속도는 더디지만, 틈틈이 집필하고 있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직접 경험하며, 느낀 바를 쓰고 싶기 때문이다. 출간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UX 라이터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가이드’이므로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바이브를 책 안에 녹여내고 싶다.
때론 디자이너의 감각이 필요하고, 리처서의 분석력과 마케터의 전략적 사고를 고루 발휘할 줄도 알아야 한다. UX 라이팅을 다학제적 학문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런 의미에서다.
2023년 UXW Study 시즌2에서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는?
시즌2에서도 현업에서 필요성을 느낀 것 위주로 공부한 내용을 기록할 계획이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UX 라이팅에 대한 방향성이다. 지난해 난 경험하지 않으면 몰랐을 세계를 조금씩 접하면서 UX 라이팅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그래서 시즌2에서는 UI 텍스트 디자이너란 타이틀과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에 걸맞은 소양을 보다 밀도감 있게 채워나가려고 한다. UX 라이터가 UI 텍스트를 쓰는 사람이란 근본을 잊지 않고, UX 관점의 전략적 라이팅에 전투적으로 임할 생각이다.
사용자경험이 보다 다양해질 사회에서 UX 라이터로서의 필살기는 작문실력이 전부가 아니라 UX/UI를 아우르는 전문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때론 디자이너의 감각이 필요하고, 리처서의 분석력과 마케터의 전략적 사고도 고루 발휘할 줄도 알아야 한다. UX 라이팅을 다학제적 학문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런 의미에서다. 요즘 UX 라이터를 뽑는 자격요건만 봐도 실감한다. 그래서 UXW 시즌2는 ‘UX를 위한 UI 텍스트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여정’에서 그 필살기를 하나씩 채워나가는 과정으로 그려나갈 것이다.
어떤 UI 텍스트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무언가 ‘설계한다’는 의미에서 ‘디자인Design’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텍스트 디자이너이라 명명한 이유다. ‘쓰는’ 행위 이면에는 전략적 액션이 설계되어 있다. 글을 쓰는 환경이 종이에서 UI로 바뀌었을 뿐 콘텐츠로 생산되는 모든 글에는 사실 누군가의 ‘설계도’가 존재한다.
글Text을 디자인(설계)할 수 있는 UX 라이터, 내가 가려는 곳의 성장좌표다
디자인 자체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미적감각으로만 디자인을 논할 순 없다. 사용자경험에서 디자인과 글Text은 같은 ‘시각적 요소’ 아닌가. 전략적 설계 아래 디자이너와 라이터의 ‘기술’이 더해진다면 굉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UX를 위한 UI 디자인을 잘 아는 라이터가 되어야 한다. 글Text을 디자인(설계)할 수 있는 UX 라이터. UXW Study 시즌1의 여정을 통해 깨달은, 내가 가려는 곳의 성장좌표다.
라이팅과 디자인/기획 그 사이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더 넓은 양안 시야를 지닌 UI 텍스트 디자이너. 디자이너/기획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UX 라이팅 전략을 이야기하는 미래를 꿈꾼다.
나에게 있어 디자인/기획(디자이너/기획자)이란?
예전부터 나는 디자인을 좋아했다. 매거진 에디터일 때는 편집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디자이너 옆에 붙어 앉아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획과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곤 했다. 돌아보면, 콘텐츠 기획일을 시작할 때 나에게 기획을 가르쳐 준 것 역시 디자이너였다. 기획과 구성 그리고 읽고/쓰기에 관심 많은 디자이너를 만난 덕에 난 콘텐츠 기획을 할 때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다.
기획자의 눈에 디자이너의 감각이 더해진 덕분에 난 디자이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더 나은 산출물을 만드는 데 몰입할 수 있었다. UX 라이터로 전직하고 보니 이 일 역시 디자이너와 협업할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과거에서 얻은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Maudie의 해
2023년 자신에게 해주고픈 말은?
“샐러리맨에 머물지 말고,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갖고 사세요”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중에서
2022년은 UX 라이터로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얻은 해였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가 된 것, 이전보다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된 것, 새로운 타이틀을 얻게 된 것 등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한 유의미한 해였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은, 한 발 내디딘 발자국이 다음 단계를 위해 점프할 수 있는 힘과 시야를 갖게 해주었다는 사실이다.
2023년, 나는 또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종종 ‘내가 뭐라고 이걸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지만, 그 두려움을 그냥 날씨처럼 받아들이기로 했다. 때론 받아들여야 깨지는 두려움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두려운 생각을 받아들이고,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UXW Study 시즌1이 하나의 기록물로 남았으니까.
두려움을 그냥 날씨처럼 받아들이기로 했다
솔직히 시즌2를 만들어나갈 일이 까마득하다. 나도 수많은 지구인 중 하나일 뿐이니까. 자신이 없다. 재입대한 기분마저 든다. 부대 안에서 소수의 여군 소대장으로 살았던 지난 날, 전투복을 입으면 자동으로 장착되는 전투력이 내가 매일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유일한 희망이었다. 시즌2를 앞두고 그때의 나를 다시 소환했다. 작가명을 Maudie로 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전투력이 강한’이란 뜻을 지닌 이 이름처럼 2023년은 보다 전투적으로 살아나갈 것이다. 내가 이루고픈 2023년의 꿈은 전투력이 필수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