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이상을 제안할 때는
이 글은 아차! 했던 순간에 관한 기록이다.
동시에 1cm짜리였던 사고의 길이를 10cm로 늘리게 된 깨달음에 관한 글이다.
글쓰기라는 하드스킬이 충족된다고 해도 설득이라는 소프트스킬이 부족하다면?
UX라이팅에 대한 결과물을 2개 안 이상 제시할 때, 1안과 2안의 차이는 ‘다른 뉘앙스의 어떤 것’ 내지는 ‘왠지 버리기는 아까우니 결정권자의 선택에 맡겨 보자’ 내지는 ‘나로서는 둘 다 좋아. 일단 한 번 가보자’ 정도였다.
그게 틀렸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것만으론 약하다. 기껏 잘 써 놓고도 묻혀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드스킬(UX라이팅 전략)도 소프트스킬(설득)도 애매한 스탠스를 지닐 수밖에 없는 이유다.
1안과 2안 사이엔 명확한 전략적 사고가 담겨 있어야 한다. 단순 비교 후 뭐가 더 낫다가 아니다. 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거나 라이팅 과정에서 어프로치를 달리해서 쓴 게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1안과 2안을 구분 짓지 말고 합쳐서 제시하는 편이 더 낫다.
그리고 플러스. 비고란을 두고, 내 아이디어에 대한 상세 의견을 적는 것도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을 아우르는 전략 중 하나다. 원안에 대한 오류를 발견할 줄도 알아야 한다. 글로 쓸 수 없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법. 결국 내 생각의 근거를 남기는 연습이야말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첫 단추가 된다. 이왕이면 여러 가설을 전제로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한다.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는 재주가 있다면 모를까, 결국 글쓰기는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의 반복이고 UX라이팅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