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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대로 말게 하소서.

#97.

by 마음밭농부

세상이 내 마음 같지가 않다.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런 말은 내 뜻대로 살겠다는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말이다.

전 우주를 차분히 살펴보라.

어느 것 하나 자신의 뜻대로

살려고 하는 것이 있는지.

오직 인간만이 자신의 뜻대로

살려고 애쓰며 살고 있다.

그런 인간은 온 우주를 통틀어

가장 불행하게 살아가고

가장 추하게 늙어가며

가장 덧없는 죽음을 맞는다.

내 뜻대로가 아니라

세상 뜻대로 살아가야 한다.

그 오묘한 세상의 깊은 뜻은

내 마음속 하늘 책에

온전히 기록되어 있다.

다만 그 책을 읽는 방법을

잊어 먹었을 뿐이다.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땐

수고하고 무거운 마음 내려 앉혀

조용히 하늘 책 읽어야 할 때다.

마음 온도로 우려낸 향 좋은

時空茶 한 잔 마시며...


우리는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에 감탄하죠.

어릴 적부터 읽어온 유명한 사람들의

인생이 담긴 책을 읽으면서부터.,


하지만 그 위인전을 잘 읽어 보면

그 위인은 역경을 이겨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역경을 피하지 않고

온전히 겪어낸 사람들이죠.


그 위인들은 역경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고

자신을 그 역경 앞에 무릎 꿇리고 인정했을 때

새로운 길을 걷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에요.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죠?

맹자가 과연 세 번째 이사한 서당 옆에서 자라

위대한 군자가 되었을까요?

아니에요...

시장바닥 민초들의 삶을 보고 느꼈고

수많은 죽음을 보며 삶의 본질을 봤기 때문에

군자가 된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세 번째 이사한 곳만 기억하죠.

그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려 하죠.

그렇게 큰 아이들이 지금의 사회지도층이죠.


지금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공직자, 정치인, 판검사, 변호사 등등

이런 분들은 한 때 촉망받는 훌륭한 학생들이었죠.


어느 부모인들 자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훌륭한 자녀들이었죠.


지금 우리도 우리의 자녀를 그렇게 키우고 있어요.

아닐까요?


세상은 맞서라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세상은 배움터죠.

인생은 학교죠.

사회는 교정이고

우리 모두는 학생이며 동시에 스승이죠.


이런 곳에서 내 뜻대로 산다는 것은

불량 학생으로 살겠다는 뜻이죠.


우리의 삶이 다하는 날까지

우리는 배움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하지요.

그 배움은 머리에 쌓이는 배움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는 배움이어야 하지요.


그런 빈 마음 되었을 때

우리는 새로운 길을 볼 수 있답니다.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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