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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Aug 01. 2018

신과 함께(형제순위열등감)

마음 달 심리상담


신과 함께 2를 조조영화로 보고 왔습니다. 


강림 차사의 천년 전 이야기를 들으면서, 형제 갈등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사랑받지 못했던 이유로 천년을 고통속에서 보낸 이야기에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강림을 보면서 무려리가 생각이 났습니다. 무녀리가 무엇이냐고요?  시골에서는 돼지나 소를 키우는데 첫 번째 태어난 아이들을 무녀리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어미의 자궁의 길을 뚫고 나오느라 진을 다 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미젖을 빨기도 힘들 정도로 비실비실한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상담을 하면서 어미에 대한 애정이 고픈 무녀리들이 만납니다. 또는 어미가 불쌍한 무녀리들에게만 애정을 주어 외로왔던 이들도 있고요. 

 "제 동생은 몸이 많이 아팠어요. 그래서 자주 집을 비웠고요. 저희 부모님은 그런 동생 때문에 병원에서 밤을 새우는 적이 많았어요. 쓰러지기도 자주 쓰러지고. 그래서 전 집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전 나이가 어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부모님은 절 큰 아이처럼 대하셨어요. 동생 잘 돌봐라라는 소리를 어린 시절부터 듣고 자랐지요. 제가 친구들하고 장난을 치다가 선생님한테 혼났거든요. 선생님 전화를 받은 부모님은 몸 건강한 너까지 그러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전 왜 그래야 하죠?" 


 제 앞에 마주 앉은 아이는 엉엉 울었습니다. 대학원 동기 선생님의 소개로  공부방 아이들의 집단미술 치료를 하던 때였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에서 아이들을 엉겨 붙어서 싸우고, 떠들고, 시끌벅적하던 곳이었죠. 한 시간 넘는 미술치료 시간 동안 아이들은 시끄럽게 떠들고 울고 다른 애들의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않던 아이였습니다. 아이는 떠듬떠듬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무녀리 동생 때문에 사랑받고 싶은 그 마음이 좌절된 아이는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혹시 어린 시절 이런 경험은 없으신가요? 


제가 십 년 넘게 알고 지내는 소아마비가 있으신 분이 계신데요. 여동생이 최근 자신을 원망하던 소리를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래, 언니만 다들 이뻐했어. 엄마도 그렇고. " 몸이 약한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이 분을 특별히 예뻐했다고 합니다. 자전거로 오빠가 등굣길에 데리고 오고 데리고 갔고요. 여동생은 언니 먼저 챙기고 자신은 뒷전으로 밀려났겠지요. 동생분은 아이도 있고 재산도 꽤 있고 남편분도 알아줄만한 직업이었는데. 어린 시절 언니 때문에 밀린 감정이 아팠나 봅니다. 이미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도 말이지요. 


 "언니가 너무 예뻤어요. 어디 가나 언니 정말 예쁘네. 게다가 언니는 공부까지 잘했죠. 언제나 언니가 제일 예쁘다고. 게다가 쌍둥이라고 나는 시골에 맡겨졌어요. 언니는 부모님과 같이 살구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갑자기 할머니와 헤어지게 되었는데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부모님과 언니가 얼마나 낯설든지 말이에요."


너보다 더 예쁜 너네 언니는 얼마나 예쁜거니라고 묻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아이였습니다. 언니 때문에 자신의 아름다움조차 알지 못했지요.


 형제 순위에 따른 열등감의 극복을 쓴 심리학자 아들러가 있는데요.  첫째는 태어날 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게 되지요. 그러나 동생이 태어나면서 부모의 사랑이 나눠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오빠 다음 여동생이 태어날 때인데요. 여자아이의 깜찍함에 부모들이 나이 어린 둘째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오빠로서  첫째답게 행동하도록 요구받게 되고 떼를 쓰지도 못합니다. 


중간에 낀 아이들은 첫째도 막내도 아닌 탓에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힘겨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뭔가 잘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 때문에 경쟁심이 많은 편이지요.


막내 아이는 가장 많은 관심. 집안의 마스코트 역할을 하게 되지요. 맏이의 책임감도 없고, 충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형제 순위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부모에게 사랑을 받고 싶었던, 또는 받지 못했던 기억으로 힘겨워합니다. 

 <너는 특별하단다.> 맥스 루케이도가 쓴 동화가 있습니다. 

잘하면 금빛 별표나 못하면 잿빛 점표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세계입니다.

 주인공은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서 잿빛 점표로 가득합니다. 그러던 중 자신을 만든 목수아저씨에게 찾아가지요. "그는 너는 특별하다"는 말을 해줍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몸에서 나도 모르게 잿빛 점표가 떨어져 나가지요. 

우리 내면은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 아쉬움들이 가득 차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관계가 나와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랑받지 못했다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있나요. 너는 특별하단다의 목수아저씨처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사례는 가공의 사례입니다.-


copyright 2018.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4년 경력의 심리학회 공인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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